성경, 알고 보니
요한복음 7:53–8:11, 간음한 여인 이야기가 가장 이른 사본에 없는 이유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요 8:7). 복음서 전체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구절 중 하나다. 간음하다 잡힌 여인 앞에서 예수님 혼자 남아 그녀에게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말씀하시는 장면(요 8:10-11)은 교회 역사 전체에서 깊은 울림을 가진 이야기다. 그런데 이 이야기, 현존하는 가장 이른 요한복음 사본에 없다.
Rembrandt van Rijn · The Woman Taken in Adultery(간음한 여인), 1644 · Public Domain · National Gallery, London. 이 작품은 화가의 상상에 기반한 장면이며, 역사적 기록 사진이 아닙니다.
사본 증거가 말하는 것
현존하는 가장 이른 요한복음 사본은 P66(약 기원후 200년)과 P75(약 175–225년)이다. 이집트에서 발견된 이 파피루스 사본들에는 요한복음 7장 52절 뒤에 곧바로 8장 12절이 이어진다. 간음한 여인 이야기에 해당하는 7장 53절–8장 11절이 통째로 없다.
4세기의 두 대형 양피지 사본—시내사본(Codex Sinaiticus, א)과 바티칸사본(Codex Vaticanus, B)—도 이 단락을 포함하지 않는다. 바티칸사본은 요한복음 7장 52절과 8장 12절 사이의 여백에 움라우트 기호(¨)를 달아 놓았다. 이 표시는 필사자가 스스로 이 위치에 사본 이문(異文)이 있음을 인식했다는 뜻이다. 즉 사본을 베낀 필경사가 자신의 사본에는 이 이야기가 없지만 다른 사본에는 있다는 것을 알았다.
헬라어 사본에서 이 단락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5세기 코덱스 베자(Codex Bezae, D)다.
작자 미상 · 파피루스 66(Bodmer Papyri), 약 기원후 200년 · Public Domain · 제네바 보드메르 도서관 소장. 이 사본에는 요한복음 7:52 다음에 곧바로 8:12가 이어지며, 간음한 여인 단락이 없다.
위치가 사본마다 다르다
이 단락을 둘러싼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그것이 나타나는 위치가 사본 계열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후기 사본들은 현재 우리가 읽는 위치인 요한복음 7장 52절 뒤에 이 이야기를 둔다. 그러나 사본 계열 f13(Family 13, Ferrar 사본군)에서는 이 이야기가 요한복음이 아니라 누가복음 21장 38절 뒤에 삽입되어 있다. 일부 사본은 요한복음 7장 36절 뒤에 두고, 또 다른 사본은 요한복음 21장 25절 뒤에 둔다.
위치가 사본마다 다르다는 것은 중요한 단서다. 만약 이 단락이 원래 요한복음의 일부였다면, 사본 전통에서 그 위치가 이렇게 유동적일 이유가 없다. 브루스 메츠거(Bruce M. Metzger)는 헬라어 신약성경 표준 본문비평 교과서 『헬라어 신약 본문비평 주석』(A Textual Commentary on the Greek New Testament)에서 이 사실을 정리하며, 오늘날 비평 본문 NA28과 UBS5가 이 단락 전체를 이중 대괄호 [[요 7:53–8:11]]로 처리한다고 설명한다. 이중 대괄호는 “요한복음 원본에 없었던 것으로 학계가 판단하지만, 오랜 사본 전통의 일부”임을 표시하는 관례다.
이 단락의 문체와 어휘
본문비평적 증거 외에, 이 단락의 헬라어 어휘와 문체도 요한복음 특유의 표현과 다소 다르다는 지적이 있다. 예를 들어 이 단락에는 요한복음 다른 곳에서 잘 쓰이지 않는 어휘들이 나타나고, 문체도 누가복음에 더 가깝다는 분석이 있다. 이것이 일부 학자들이 이 이야기의 기원을 누가 전승에서 찾는 이유 중 하나다.
이야기 자체와 원본 여부는 별개의 문제
본문비평이 말하는 것은 이 이야기가 요한복음의 원본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야기 자체가 허구라는 의미는 아니다.
2세기 초 교부 파피아스(Papias, 약 60–130 CE)가 “주 앞에서 많은 죄목으로 고발된 여인”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고 에우세비오스(교회사 3.39.17)가 전한다. 이것이 요 7:53–8:11의 이야기와 같은 전승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적어도 이 이야기가 속하는 유형의 예수 전승이 2세기 초에 이미 유통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제니퍼 크누스트(Jennifer Knust)와 토미 바서만(Tommy Wasserman)은 2019년 프린스턴 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한 『첫 번째 돌을 던지려면』(To Cast the First Stone: The Transmission of a Gospel Story)에서 이 단락이 수백 년에 걸쳐 어떻게 복사되고 이동하며 요한복음 안에 자리를 잡았는지를 추적했다. 초기 기독교 공동체가 이 이야기를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 그 유통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요한복음 안에 고정되었다는 것이다.
본문비평이 하는 일
이 사실을 아는 것은 이 이야기에 대한 사랑을 줄이지 않는다. 오히려 성경이 우리 손에 오기까지 얼마나 긴 역사의 여정이 있었는지를 알게 해준다. 수백 년에 걸쳐 손으로 베껴지고 보관되고 전달된 사본들 속에서, 어떤 이야기는 살아남아 다음 사람에게 전해졌다. 간음한 여인 이야기도 그런 이야기였다.
현대 성경 번역본들은 이 단락을 보통 각주나 괄호와 함께 표기한다. “이 단락의 가장 이른 사본들에 없습니다”라는 주기(注記)를 읽을 때, 그것은 의심의 표시가 아니라 우리에게 전달된 본문의 역사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이다.
참고 자료
- Bruce M. Metzger, A Textual Commentary on the Greek New Testament, 2nd ed. (Deutsche Bibelgesellschaft/United Bible Societies, 1994), pp. 187–189
- Jennifer Knust and Tommy Wasserman, To Cast the First Stone: The Transmission of a Gospel Story (Princeton University Press, 2019)
- Eusebius of Caesarea, Ecclesiastical History 3.39.17 (파피아스 전승 인용)
- 요한복음 7:53–8:11, NA28 이중 대괄호 처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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