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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알고 보니

누가복음 23:34, 용서의 기도가 없는 사본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십자가 위 예수님의 용서 기도는 원수 사랑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말씀으로 읽혀 왔다. 그래서 누가복음 23장 34절 아래의 사본 관련 각주를 처음 발견한 독자는 놀라기 쉽다. 일부 고대 사본에 이 말씀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34절 전체가 아니라, 보통 ‘23:34a’로 구분하는 앞부분의 기도다.

이 구절을 살필 때는 질문을 나누는 것이 좋다. 누가가 처음 복음서를 쓸 때 이 기도를 포함했는가? 그리스도인들은 얼마나 일찍 이 말씀을 알고 있었는가? 오래된 전승이라고 해서 반드시 해당 복음서의 최초 본문에 속하는 것은 아니다.

포함과 누락이 갈리는 증거

파피루스 P75와 4세기 바티칸 사본에는 이 기도가 없다. 베자 사본의 원래 필사 본문도 기도를 생략한다. 반면 다른 그리스어 사본들과 고대 역본은 이를 보존한다. 시내산 사본은 기도와 교정 흔적을 함께 담고 있어, 단순히 ‘있음’ 또는 ‘없음’으로만 정리하기 어렵다. 본문비평은 사본 수를 세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사본 사이의 관계와 개별 읽기의 전승 경로도 함께 평가한다.

P75의 연대 역시 정확한 제작 연도가 밝혀진 것처럼 말해서는 안 된다. 전통적으로 2세기 말~3세기 초 무렵에 배정되어 왔지만 그 연대에는 논의가 있다. 오래된 증거라는 중요성과, 특정 연대를 확정할 수 있다는 주장은 다르다.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디에고 벨라스케스, 1632년경 디에고 벨라스케스,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1632년경 ·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 Public Domain. 이미지 정보.

이중 대괄호는 무엇을 말하는가

네스틀레-알란트 제28판(NA28)은 기도를 이중 대괄호 안에 싣는다. 이는 편집진이 최초 본문의 일부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매우 오래되고 교회 역사에서 중요한 전승이어서 본문에 남겨 두었다는 뜻이다. 일반 대괄호가 나타내는 불확실성과 동일한 표시는 아니다. 물론 비평본의 판단이 모든 연구자의 합의를 뜻하지도 않는다.

가능한 설명은 크게 두 갈래다. 초기의 예수 전승이 누가복음 안으로 들어왔을 수 있다. 누가가 그리는 예수님의 모습과 잘 맞는다는 점이 전승의 정착을 도왔을 수도 있다. 반대로 원래 있던 기도가 일부 계통에서 삭제되었을 가능성도 검토된다. 삭제설에서는 유대인에 대한 적대감 때문에, 그들의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이해된 기도가 일부 필사자에게 불편했을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는 전승의 변화를 설명하려는 가설이지, 특정 필사자가 삭제 이유를 기록해 놓은 사건은 아니다. 기도의 ‘저들’이 누구를 가리키는지도 해석의 문제다. 이 논의를 유대인 전체에게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돌리는 서술로 바꾸어서는 안 된다. 네이선 유뱅크의 「A Disconcerting Prayer」는 바로 이 구절의 원문 여부를 다루는 연구로, 사본 증거와 함께 읽을 만하다.

각주와 함께 읽는 용서의 기도

이 기도는 자신을 모욕하는 사람을 위해 기도하라는 누가복음 6장 28절과, 죽음을 앞둔 스데반의 기도인 사도행전 7장 60절에 잘 어울린다. 이런 연결은 교회가 이 말씀을 소중히 읽어 온 이유를 설명한다. 다만 주제적 일치만으로 누가의 최초 집필 여부를 증명할 수는 없다.

설교자는 말씀의 중요성과 본문 상태를 함께 설명할 수 있다. 사본의 차이는 실제 전승 과정의 증거다. 그 차이만으로 성경을 훼손하려는 음모나 모든 필사자의 경건한 동기를 입증할 수는 없다. 확인된 증거와 가능한 설명을 나누어 말하는 태도가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참고자료

디디모랩은 원어와 역사적 배경을 함께 살피는 설교 준비 자료집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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