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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알고 보니

쓰레기통에서 건진 4세기 성경? — 코덱스 시나이티쿠스 발견의 진실

대영도서관이 소장한 4세기 그리스어 성경 사본, 코덱스 시나이티쿠스(Codex Sinaiticus)는 신약성경 전체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사본 중 하나다. 이 사본을 세상에 알린 이야기에는 오랫동안 “불태워지기 직전 쓰레기통에서 건져냈다”는 극적인 전설이 따라붙었다. 이 전설은 얼마나 사실이고, 얼마나 후대에 부풀려진 것일까.

“낡은 양피지 바구니” — 1844년의 첫 발견

1844년 5월 24일부터 6월 1일 사이, 라이프치히의 젊은 신약학자 콘스탄틴 폰 티셴도르프(Constantin von Tischendorf)는 시내산 성 카타리나 수도원을 방문했다. 수도원 측이 보여준 구약(칠십인역) 그리스어 양피지 129장 가운데 43장을 확보한 그는 1846년 이를 『코덱스 프리데리코 아우구스타누스』(Codex Friderico-Augustanus)라는 이름으로 출판했다. 이 43장은 지금도 라이프치히 대학 도서관에 있다.

문제는 1866년 티셴도르프 본인이 남긴 회고다. 그는 수도원 도서실에서 “낡은 양피지로 가득 찬 크고 넓은 바구니”를 보았고, 사서로부터 “이미 이런 종이 두 더미가 오래돼 삭아서 불태워졌다”는 말을 들었다고 적었다. 이 대목이 “성경이 하마터면 불쏘시개가 될 뻔했다”는 대중적 전설의 출처다.

최근 학계는 이 서사를 더 조심스럽게 다룬다. 티셴도르프 전기를 쓴 스탠리 포터(Stanley E. Porter, McMaster Divinity College)는 2015년 Biblical Archaeology Review 기고문에서 러시아 문서보관소 자료를 근거로, 당시 고문서 매입·기증 관행이 드물지 않았으며 티셴도르프를 둘러싼 절도 혐의 상당수가 수도원 내부 계승 분쟁에서 파생된 오해라고 주장했다. 양피지는 타기보다 그을리는 재질이라는 점에서 “정말로 불태워지던 중이었다”는 문자적 서술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다만 낱장들이 폐지 취급을 받고 있었다는 티셴도르프의 기본 관찰 자체를 완전히 부정하는 학자는 많지 않다 — 쟁점은 과장의 정도이지, 발견 정황이 통째로 지어낸 것인지가 아니다.

코덱스 시나이티쿠스, 마태복음 1장 첫 페이지, 4세기 코덱스 시나이티쿠스, 마태복음 1:1-2:5가 실린 페이지 · 4세기 · Public Domain Mark 1.0 (Wikimedia Commons). 사본 실물을 촬영한 사진입니다.

황제의 이름으로 — 1859년의 완전한 발견

1853년 재방문은 성과가 없었지만, 1859년 러시아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후원으로 세 번째 방문한 티셴도르프는 떠나기 직전 수도원 관리인으로부터 나머지 347장을 보게 된다. 신약 전체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단일 사본으로는 세계에서 유일한 완전한 4세기 그리스어 신약이었다. 그는 사본을 카이로로 옮겨 석 달간 필사한 뒤 상트페테르부르크로의 “대여” 수령증에 서명했다. 이후 소유권 이전 절차는 복잡하게 흘러갔다. 1869년 칼리스트라투스 대주교 등이 기증 문서에 서명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수도사 공동체 전체의 동의가 실제로 반영됐는지는 오늘날까지 논쟁거리이며, 성 카타리나 수도원 측은 지금도 이 반출이 부당했다고 주장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런던으로, 그리고 다시 하나로

사본은 러시아 왕실 도서관에 보관되다가 1933년 소비에트 정부가 외화 확보를 위해 대영박물관에 10만 파운드에 매각했다. 당시 시내산 대주교 포르피리오스는 수도원이 “유일한 정당한 소유주”라며 즉각 이의를 제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 결과 오늘날 사본은 네 곳에 나뉘어 있다 — 본문 대부분(347장)은 대영도서관에, 43장은 라이프치히 대학에, 낱장 조각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국립도서관에, 1975년 수도원 내 은닉 공간에서 새로 발견된 낱장들은 성 카타리나 수도원 자체에 남아 있다. 2005년 네 기관이 공동 협정을 맺고 디지털 통합 공개에 착수했고, 2009년 작업이 완료되어 codexsinaiticus.org에서 사본 전체를 누구나 온라인으로 열람할 수 있게 됐다.

“쓰레기통에서 건진 성경”이라는 이야기는 지나치게 극적으로 포장된 감이 있지만 완전한 허구도 아니다. 오히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발견의 극적인 순간보다 그 이후 150년에 걸친 소유권 다툼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참고 자료

  • Codex Sinaiticus Project, “History of the Manuscript,” codexsinaiticus.org/en/codex/history.aspx
  • Stanley E. Porter, “Hero or Thief? Constantine Tischendorf Turns Two Hundred,” Biblical Archaeology Review 41.5 (September/October 2015)
  • Stanley E. Porter, Constantine Tischendorf: The Life and Work of a 19th-Century Bible Hunter (London: Bloomsbury T&T Clark, 2015)
  • Hershel Shanks, “Who Owns Codex Sinaiticus? How the Monks at Mt. Sinai Got Conned,” Biblical Archaeology Review (November/December 2007)
  • Constantin von Tischendorf, When Were Our Gospels Written? (London: Religious Tract Society, 1866) — 1844년 발견 당시 본인의 회고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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