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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알고 보니

노아와 길가메시, 홍수 이야기를 정확히 비교하려면

거대한 홍수 속에서 배 한 척이 가족과 동물을 보존한다. 새를 보내 바깥의 상태를 살피고, 살아남은 뒤 제사를 드린다. 창세기를 읽은 사람이라면 익숙한 흐름이다. 그런데 메소포타미아 문헌에도 이와 닮은 이야기가 있다. 이 유사성은 성서학이 진지하게 다루어 온 자료이며, 과장하거나 축소할 필요가 없다.

비교를 시작할 때 주의할 점은 여러 문헌을 하나의 ‘이교도 버전’으로 합치지 않는 것이다. 『길가메시 서사시』와 『아트라하시스 서사시』는 관련되지만 서로 다른 작품이다. 창세기 역시 자신의 이야기와 신학적 관심을 갖고 있다.

홍수 점토판이 전하는 순서

영국박물관의 유명한 홍수 점토판 K.3375는 니네베에서 나온 기원전 7세기의 『길가메시』 11판 사본이다. 그러나 메소포타미아의 홍수 전승은 그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현존 유물의 제작 연대와 이야기의 형성 시기는 구별해야 한다.

11판에서 우트나피쉬팀은 에아의 경고를 듣고 홍수에서 살아남은 일을 길가메시에게 들려준다. 배는 먼저 산에 멈춘다. 그 후 비둘기, 제비, 까마귀를 차례로 보내며, 마지막 까마귀는 돌아오지 않는다. 이어 제사가 나온다. 창세기 8장에서도 방주가 먼저 멈추지만, 노아가 보내는 새는 까마귀와 비둘기이며 비둘기는 거듭 내보낸다. 전체 흐름은 닮았으나 세부 순서는 동일하지 않다.

길가메시 11판의 홍수 점토판, 영국박물관 K.3375 홍수 점토판, 기원전 7세기 · 니네베 아슈르바니팔 도서관 출토 · 영국박물관 K.3375 · 이미지 CC0 공개. 이미지 정보 · CC0 조건.

홍수의 이유를 섞지 않기

창세기는 인간의 악과 세상에 가득한 폭력을 명시한다(6:5, 11~13). 노아는 그 이야기 안에서 의인으로 묘사된다. 홍수는 인간의 부패, 심판, 생명의 보존을 다루는 흐름 속에 놓여 있다.

흔히 메소포타미아의 홍수 이유로 소개되는 ‘인간이 너무 시끄러워 엔릴이 잠을 잘 수 없었다’는 설명은 『아트라하시스』에 나온다. 인간의 수와 소음이 늘어나는 가운데 신들이 인구를 줄이려는 조치들을 취하는 이야기다. 『길가메시』 11판은 신들이 홍수를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하지만, 그 소음의 이유를 명시적으로 다시 제시하지는 않는다. 두 작품의 관계를 연구할 수는 있어도, 한 문헌의 설명을 다른 문헌이 직접 말한 것처럼 옮겨서는 안 된다.

또한 『길가메시』에 윤리적 성찰이 전혀 없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에아는 무차별적인 파괴에 항의하며 잘못에 비례하는 대응을 요구한다. 신들의 후회와 의견 차이도 서사에 들어 있다. 창세기의 도덕적 구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한쪽은 도덕이고 다른 쪽은 의미 없는 잔혹함뿐이라는 대조로 바꾸면 비교 대상이 왜곡된다.

재난을 기억하는 서로 다른 방식

창세기 9장의 언약은 노아의 후손과 살아 있는 생물들에게까지 미치며, 무지개가 그 표지로 제시된다. 노아 한 가정의 생존을 넘어 이후 생명의 미래를 다루는 약속이다.

『길가메시』에도 재난을 기억하는 장면이 있다. 위대한 여신은 청금석 목걸이를 들어 홍수를 잊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낸다. 이는 창세기의 언약과 동일하지 않지만, 비교할 만한 기억의 모티프다. 우트나피쉬팀과 그의 아내에게는 특별한 운명이 주어지고, 작품 전체에서 길가메시의 탐구는 인간 생명의 한계와 계속 마주한다. 결말을 비교할 때도 공유된 요소와 각 작품 안에서 맡는 역할을 함께 읽어야 한다.

유사성이 곧 같은 메시지는 아니다

학자들은 홍수 전승의 넓은 유통뿐 아니라 문학적 의존 관계도 연구한다. ‘공유된 전승’이라는 설명이 기록된 문헌의 수용과 변형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 반대로 의존 관계가 있다고 해서 두 작품의 메시지가 모두 같아지는 것도 아니다. 어떤 경로와 단계를 거쳐 전해졌는지는 구체적인 논증이 필요한 문제다.

알렉산더 하이델의 비교 연구는 이 논의의 중요한 이정표다. 초판은 1946년, 제2판은 1949년이며, 1963년에는 피닉스 판으로 재출판되었다. 오늘날에는 앤드루 조지의 『길가메시』 연구 등 후속 문헌과 함께 읽는 것이 좋다. 성경공부에서도 먼저 세부를 정확히 읽고, 파괴와 생존, 재난 이후의 삶에 관해 각 작품이 어떤 질문을 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참고자료

  • 영국박물관, 홍수 점토판 K.3375.
  • Andrew George, The Epic of Gilgamesh: A New Translation (Penguin, 1999), Tablet XI.
  • W. G. Lambert and A. R. Millard, with M. Civil, Atra-ḫasīs: The Babylonian Story of the Flood (Clarendon Press, 1969).
  • Alexander Heidel, The Gilgamesh Epic and Old Testament Parallels, 2nd ed.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49).
  • 창세기 6~9장.

디디모랩은 원어와 역사적 배경을 함께 살피는 설교 준비 자료집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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