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준비
주석 수십 권을 뒤지던 시간,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요
설교 준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이 드는 일은 사실 “쓰는 일”이 아니라 “고르는 일”입니다. 로마서 4장을 준비한다고 하면, 주석은 수십 종이고 원어 분석 자료도 여럿이고 배경 논문도 찾자면 끝이 없습니다. 문제는 자료가 없어서가 아니라, 그 많은 자료 중 이번 주 이 본문, 이 회중에 실제로 쓸 수 있는 몇 가지를 골라내는 일이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자료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준비 시간이 늘어나는 역설이 여기서 생깁니다.
실제로 얼마나 걸리고, 얼마나 아낄 수 있나
막연한 얘기가 아니라 숫자로 보면 이렇습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담임목사들의 주일 설교 준비에 걸리는 평균 시간은?)에 따르면 담임목사가 주일 설교 한 편을 준비하는 데 평균 12시간이 걸리고, 46%는 10시간 이상을 쓴다고 답했습니다. 그런데 이 시간의 상당 부분은 원고를 쓰는 시간이 아니라 주석을 펴고, 원어를 대조하고, 배경 자료를 찾는 자료 조사 시간입니다. 로마서 4장 한 본문만 놓고도 관련 주석 수십 권과 원어 사전, 고대 근동·그레코로만 배경 논문을 일일이 펼쳐 대조하려면 그 자체로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갑니다.
디디모랩 자료집이 줄이는 지점이 정확히 여기입니다. 도서관 서가를 몇 시간씩 뒤지며 이번 주 본문에 맞는 자료 몇 가지를 골라내는 일을, 본문 한 구절을 입력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설교 원고를 대신 써드리는 게 아니라, 원고를 쓰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추려내는 그 앞 단계 — 준비 시간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바로 그 단계 — 를 압축하는 것입니다. 12시간 중 자료 조사에 쓰던 몇 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그 시간은 고스란히 다른 곳으로 옮겨갈 여유가 됩니다.
AI의 진짜 값어치는 ‘검색’이 아니라 ‘선별’
인터넷 검색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자료를 찾는 일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어려운 건 찾은 자료 100개 중 실제로 이번 주 설교에 쓸 5개를 추려내는 일입니다. Barna Group의 2026년 조사에서 목사들이 AI를 가장 많이 쓰는 용도로 꼽은 것이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50%)이었던 것도 이 지점과 맞닿아 있습니다 — AI에게 기대하는 것은 새로운 지식 자체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방대한 자료 중에서 지금 필요한 것을 골라주는 일입니다.
디디모랩 자료집이 하는 일도 이와 같습니다. 원어 성경 본문, 검증된 주석, 고대 근동·그레코로만 배경 자료, 교부 문헌까지 수십 종의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대상으로, 목사님이 신청하신 그 본문과 그 상황에 실제로 맞아떨어지는 자료만 추려서 정리합니다. 도서관에 들어가 서가 전체를 훑는 대신, 이번 주에 필요한 책만 뽑아 책상 위에 올려놓아 드리는 셈입니다.
아낀 시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 시간이 어디로 가는지가 중요합니다. 자료 조사에 쓰던 시간이 줄어든다고 해서 설교 준비가 가벼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시간이 본래 목회자의 자리인 곳 — 본문 앞에서 기도하며 씨름하는 시간,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적용점을 고민하는 시간, 그리고 심방과 상담처럼 자료로는 대체할 수 없는 만남의 시간 — 으로 옮겨갑니다. AI가 잘하는 일(방대한 자료에서 선별)과 목사님만 할 수 있는 일(그 자료로 무엇을 말할지, 누구를 만날지 결정)을 나누어 각자의 자리에 두는 것, 그것이 이 도구가 지향하는 방향입니다.
마지막 편에서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다룹니다 — “이 자료집, 신학적으로 이상한 내용이 섞여 있지는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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