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 준비
AI가 지어낸 이야기로 설교하다 망신당할까 봐 두려우신가요?
강단에 서서 지난주 준비한 배경 설명을 이야기하는데, 예배 후 한 성도가 다가와 조용히 말합니다. “목사님, 방금 말씀하신 그 인용, 제가 찾아봤는데 그런 논문은 없던데요.” 상상만 해도 등에 식은땀이 흐르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이 장면이 바로, 많은 목회자님들이 AI 도구 앞에서 멈칫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이 두려움에는 정확한 이름이 있습니다.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 AI가 존재하지 않는 사실을 그럴듯한 문장으로 지어내는 현상입니다. 없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거나, 실재하지 않는 논문 제목과 저자를 만들어내는 식입니다. 이건 AI가 “거짓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음에 올 단어를 확률적으로 예측하는 언어모델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근거 자료 없이 “머릿속 지식”만으로 답하게 하면 이런 일이 반드시 일어납니다.
왜 근거 자료를 주면 달라지는가
이 문제를 줄이는 방법은 이미 학계에서 검증돼 있습니다. AI에게 답을 그냥 생성하게 하는 대신, 검증된 문서를 먼저 검색해 그 안에서만 답하게 하는 방식을 RAG(검색 증강 생성)라고 부릅니다. Meta AI 연구팀의 2021년 연구(Shuster et al., Retrieval Augmentation Reduces Hallucination in Conversation, EMNLP Findings)는 이 방식이 대화형 AI의 할루시네이션 발생을 실제로 유의미하게 줄인다는 것을 측정으로 보여줬습니다. “AI를 믿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사실 “AI에게 무엇을 근거로 주는가”라는 질문과 같습니다.
이 두려움, 목사님만 느끼는 게 아닙니다
혹시 “나만 이렇게 조심스러운가” 싶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미국 개신교 목사 442명을 조사한 Barna Group의 2026년 6월 리서치(Pastors Are Using AI More Than You Think)에 따르면, 목사의 87%가 이미 어떤 형태로든 AI를 사용하고 있지만, 그중 71%는 여전히 “신중함”을, 40%는 “갈등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Pew Research의 2026년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응답자 중 AI 챗봇 사용에 “매우 자신 있다”고 답한 비율은 6%에 불과했습니다(30세 미만은 약 30%). 이 격차는 목사님이 뒤처져서가 아니라, 신중한 사람일수록 자연스럽게 느끼는 반응입니다.
디디모랩은 이렇게 막습니다
디디모랩의 자료집이 원어 성경 본문·주석·고대 자료를 저작권이 명확히 허용된 자료(CC-BY·CC0·퍼블릭도메인)로만 제한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AI가 “어디서 봤는지 모를 지식”으로 답하는 게 아니라, 출처가 검증된 자료 안에서만 문장을 만들도록 원천에서부터 구조적으로 제한합니다. 그리고 만들어진 초안은 그대로 나가지 않습니다 — 존재하지 않는 성경 구절이나 실재하지 않는 논문 인용(DOI)을 자동으로 걸러내는 검증 단계를 거치고, 이어서 별도의 AI가 완성된 초안을 처음부터 다시 비판적으로 읽어내는 적대적 감사(adversarial audit) 단계를 한 번 더 거칩니다. 근거 없는 문장은 이 두 단계 중 어느 하나에서라도 걸러지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이건 “AI가 정직하게 잘 만들었기를” 바라는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목사님이 직접 열어서 확인할 수 있는 구조의 문제입니다.
경계심 자체는 옳습니다. 다만 그 경계심을 향해야 할 곳은 “AI 사용 여부”가 아니라 “어떤 근거로, 어떤 검증을 거쳐 만들어졌는가”입니다. 샘플 자료집을 열어보시면, 문장 하나하나에 붙은 출처 각주를 직접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 다른 흔한 걱정을 다룹니다 — “AI가 설교를 대신 써준다면, 그건 더 이상 내 설교가 아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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