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 분석
논리적 강해, 복음의 우직함 — 화종부 목사의 설교 스타일
논리적 강해, 복음의 우직함 — 화종부 목사의 설교 스타일
남서울교회 담임 / 개혁주의 강해설교 계보
남서울교회(서울 서초구)는 1975년 홍정길 목사가 반포동에 설립한 이래, 이철 목사를 거쳐 화종부 목사에 이르기까지 세 명의 담임 목사를 통해 반세기 역사를 이어왔다. 화종부 목사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B.A.),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M.Div.), 영국 에딘버러대학교 교회사 전공(Th.M.)을 마친 뒤 영국 옥스퍼드 한인교회 담임을 거쳐 제자들교회(2001–2012) 12년 담임을 역임했다. 2011년 10월 남서울교회 공동의회에서 580명 중 576명(99.3%) 찬성으로 청빙되어 2012년 1월 부임했다.
두란노 「목신」(2019년 8월호)은 그를 “말씀의 순수함과 설교의 우직함이 묻어나는 강해 설교자”로 소개했다. 이 표현은 외부의 관찰이기도 하지만, 그가 스스로 선택한 설교 방향과도 일치한다. 이 글은 공개 인터뷰·저서·기독 언론 보도를 1차 자료로 삼아 그의 설교 방법론을 분석한다.
한눈에 보기
- 구조유형: 강해설교 — 연속 강해 중심, 절기설교 병행
- 신학 계보: 개혁주의(합동), 정근두 → 마틴 로이드 존스 영향선
- 핵심 강조: 복음·예수 중심; 논리적 체계성; 완성 원고 중시
- 자인한 약점: 이미지·내러티브 장르(시편 류)
설교 구조: 연속 강해와 절기의 병행
화종부 목사는 강해설교를 “성경 본문에 충실한 설교이며, 성경 본문이 직접 말하게 하는 설교”로 정의한다(주간기독신문 인터뷰, 「길 잃은 조국교회, 강해설교가 살 길이다」). 그의 주일 강단 중심 포맷은 연속 강해다. 로마서를 2년, 에베소서를 2년, 창세기 1~45장을 각각 연속으로 설교한 이력이 이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부활절·성탄절·맥추감사절·추수감사절 같은 절기에는 주제에 적합한 본문을 따로 선택해 설교하며, 필요에 따라 제목설교도 병행하되 중심은 강해로 유지한다.
연속 강해를 선택하는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연속 강해는 피하고 싶은 본문도 반드시 다루게 해 설교자 자신이 성장한다.” 이 발언에서 연속 강해는 단순한 형식 선택이 아니라 설교자의 영적 훈련으로 제시된다. 편한 본문만 골라 설교하는 관행적 ‘주제 순례’를 암묵적으로 견제하는 관점이기도 하다.
준비 과정의 특징은 완성된 원고를 절대 기준으로 삼는 점이다. 준비 일정은 다음과 같이 구성된다.
- 월요일: 본문 선택 후 묵상 시작
- 화~수요일: 하루 2
3시간씩 주석 56권과 다른 설교자의 설교집 참고 - 목~금요일: 3~4개 대지(大旨) 정리 및 논리 구조 확정
- 금요일 저녁·토요일: 완성 원고 작성
- 주일 예배 전: 약 40분 기도
“설교 원고가 완성되고 나면 실제적인 설교 준비가 시작된다”는 발언은 일견 역설적이다. 원고를 쓰는 것이 준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가 덧붙이는 설명이 이 역설을 푼다. “강단에서 말과 표정으로 글에 없던 많은 것들이 나오고, 보이지 않는 소통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내용들이 전달된다”(국제제자훈련원 디사이플 인터뷰). 원고 완성은 즉흥성을 막는 제약이 아니라 강단의 자유를 가능하게 하는 토대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대지의 구성은 통상 3~4개이며, 귀납적 전개보다 연역적 흐름을 따르는 경향이 강하다. 주제를 먼저 선언하고 본문에서 신학적 논거를 도출하는 방식이다. 이는 그가 명시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마틴 로이드 존스의 설교 패턴 — 본문의 교리적·논리적 함의를 청중에게 논증하는 방식 — 과 구조적으로 일치한다. 그가 로이드 존스를 좋아하는 이유로 직접 “그의 설교가 논리적이기 때문”을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핵심 강조점: 복음과 예수 중심
화종부 목사는 한국교회 강단 문제의 핵심으로 예수 중심 설교의 부재를 지목한다. “복음설교가 너무 약하고 예수사건에 능수능란한 설교자가 너무 적다”는 진단은 방어적 자기변호가 아니라 자신의 설교 방향을 결정하는 신학적 판단이다. 이 진단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되는 비판이 복음 없는 윤리 설교에 대한 경계다. “복음을 제대로 설교해야 복음적인 윤리가 나온다”는 원칙은 윤리적 행동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의 동력이 어디서 공급되어야 하는지를 명시한다. 이 구도에서 복음은 설교의 선택 주제 중 하나가 아니라 모든 설교의 기저(基底)다.
신학적 위치는 개혁주의(칼빈주의) 복음주의 장로교 전통 안에 있다.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교단 소속으로 목회해왔으며, 영향 계보에서 정근두 목사(합신 계열 강해설교자)를 명시적으로 언급한다. “마틴 로이드 존스 같은 설교가 한국 목회 현장에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정근두 목사를 통해 목격했다”는 발언은 영향 계보의 연결 고리를 본인이 직접 제시한 것이다.
2017년 출간한 『화종부 목사 산상설교』(복있는사람)는 마태복음 5~7장을 33편으로 강해한 저작이다. 이 책의 서술 구조 자체가 그의 방법론을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가 된다. 신학적 질문을 먼저 제기하고 각 본문을 통해 그 답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논리의 흐름이 본문 해석을 이끌어간다. 빌립보서 강해 2권(두란노, 2015·2016)도 연속 강해 방식의 산물이다. 두 책 모두 정근두·김남준 등 한국 개혁주의 강해설교 진영의 대표 인사들이 추천사를 썼다. 동료 계열 안에서의 목회적·신학적 인정을 시사하는 맥락이다.
경건 실천에 대해서는 “경건의 모양과 경건의 능력은 반드시 붙어 있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30년 목회 중 말씀에 대한 권태를 경험한 적이 없다고 한다. 이 발언은 개인적 간증으로도 읽히지만, 동시에 설교자의 내적 자원이 강단의 지속성과 직결된다는 신념을 드러낸다.
원어·역사배경 활용
그의 강해는 본문의 논리 구조와 신학적 의미를 전면에 두는 방식으로, 원어 어원 분석이나 역사고증을 설교의 주요 수사로 삼기보다 신학적 논증의 흐름 자체를 청중에게 제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에딘버러대학교 교회사 전공(Th.M.) 이력은 이러한 논증 중심 접근의 역사신학적 배경으로 작용한다. 시편처럼 시적·이미지 중심 장르를 “자신의 약점”으로 직접 인정한 것도 이 맥락에서 이해된다. 논리와 명제를 타고 흐르는 강해가 익숙한 설교자에게 이미지와 은유가 주된 전달 수단인 장르는 다른 종류의 도전을 제기한다는 자기 인식이다.
참고 자료
- 두란노 「목신」 2019년 8월호 — 화종부·주영, “포스트모던 시대와 포스트트루스 시대 속에서 기독교 설교의 방향”
- 주간기독신문, 「길 잃은 조국교회, 강해설교가 살 길이다」
- 뉴스앤조이, 남서울교회 화종부 목사 청빙 보도
- 국제제자훈련원 365qt.com, “설교와설교자” 시리즈 화종부 편
- 기독일보, 총신대 이사장 선출 보도
- 화종부, 『화종부 목사 산상설교』, 복있는사람, 2017
- 화종부, 『기쁨을 더 풍성하게 하라』(빌립보서 강해 1), 두란노, 2015
- 화종부, 『사랑을 더 풍성하게 하라』(빌립보서 강해 2), 두란노,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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