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 분석

이동원 목사의 설교 스타일 — 3대지 강해와 드라마식 전개

한국 강해설교의 계보에서 이동원 목사(1945~)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는 삼대지(三大旨) 구조를 보수적으로 유지하면서도, 드라마적 예화와 반귀납적 전개를 결합해 강단에서의 긴장을 끝까지 지속시키는 방식을 발전시켰다. 설교학 교수 신성욱은 그를 가리켜 “현재 한국 강단에서 이동원 목사를 능가하거나 근접할 정도로 빼어난 설교자가 쉬 보이지 않는다”고 평했다. 이 글은 그 특징이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목회 여정과 신학 형성

이동원 목사는 1945년 수원에서 태어났다. 미국으로 건너가 윌리엄 틴데일 대학에서 성서신학 학사를 마치고, 사우스이스턴 침례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Div.)를 받았다. 이후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TEDS)에서 선교신학 박사(D.Miss.)를 취득했으며, 워싱턴 지구촌교회에서 북미 목회를 경험하고 1993년 한국에 지구촌교회를 창립했다.

2010년, 65세에 조기 은퇴를 선택하며 담임직을 내려놓은 일도 그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다. 2019년에는 미드웨스턴 침례신학교에서 수여하는 ‘스펄전 펠로우’ 강해설교상을 받았는데, 이 상을 받은 동양인은 그가 처음이었다.

TEDS에서의 훈련은 미국 복음주의 강해설교 전통에 깊이 노출되는 계기가 되었다. 워렌 위어스비, 찰스 스윈돌, 마틴 로이드 존스, 존 스토트 등을 설교 멘토로 꼽는 것도 이 시기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동시에 김장환 목사에게서 서론 기술을, 김준곤 목사에게서 “잔잔하면서도 감동을 주는 스타일”을 흡수했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설교 구조: 3대지와 드라마식 전개

이동원 목사의 설교 골격은 전통적 삼대지 강해설교다. 본문에서 세 가지 원리를 뽑아 순서대로 전개하는 이 형식은, 동시대 이야기식 설교(narrative preaching)나 원포인트 설교와는 분명히 구별된다.

그러나 그의 설교를 단순히 ‘삼대지 설교’로만 규정하면 절반만 보는 셈이다. 신성욱 교수는 그의 방식을 반귀납적(semi-inductive) 형식으로 설명한다. 서론은 청중의 현실 경험에서 출발하는 귀납적 방식으로 열리지만, 본론은 본문에서 뽑아낸 원리를 점층적으로 제시하는 연역적 방식으로 전개된다. 청중이 “왜 이 본문인가”라는 질문을 갖기 전에 이미 관심을 사로잡히고, 이후 본문의 논리 안으로 자연스럽게 이끌린다.

드라마적 예화의 활용은 이 구조와 긴밀하게 맞물린다. 신성욱 교수가 이동원 목사의 베스트 설교로 꼽은 “마음과 귀가 닫힌 사람”(마가복음 7:31–35)을 보면, 서론에서 토니 캠폴로 교수의 이야기를 끌어들이고 본문 전개를 마친 뒤 결론에서 같은 이야기로 돌아와 닫는다. 설교학에서 말하는 수미쌍관(envelope structure) 이다. 이 형식은 예화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설교의 시작과 끝을 잇는 구조적 요소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3단계 준비 과정과 AIR 원칙

이동원 목사의 설교 준비 방법론은 구체적이고 체계적이다. 그는 강의에서 개요 작성을 세 단계로 구분했다.

  • 석의적 개요: 성서 언어와 고대 청중을 대상으로 본문이 무엇을 말하는지 확인한다.
  • 강해적 개요: 원리적 언어로 번역해 모든 시대에 통용되는 진리로 정리한다.
  • 설교적 개요: 현대 언어와 오늘의 청중에 맞게 다듬는다.

이 세 층위의 구분은 설교자가 본문을 역사적·신학적으로 먼저 충분히 소화한 뒤, 그것을 청중의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을 의식적으로 수행하도록 강제한다.

또한 그는 칼빈의 “한 문장” 원칙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설교의 핵심 내용을 반드시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설교 제목에는 AIR 원칙을 적용한다: Attractive(매력적), Instructive(교훈적), Reflective(반영적). 제목 하나에도 세 기능이 담겨야 한다는 기준이다. 그리고 본문 선택은 ‘단일 사고 단위(pericope)‘를 기준으로 삼아, 여러 주제가 혼재하는 단락을 피한다.

이 준비 방식은 미국 복음주의 강해설교 전통—특히 위어스비, 스윈돌 계열—의 실용적 체계성과 영국 개혁주의 설교학의 본문 권위 강조가 결합된 형태로 볼 수 있다.


지·정·의 균형

총신대 신학과 석사 논문(성연국, 2013)은 이동원 목사를 “지(知)·정(情)·의(意) 3요소를 균형 잡히게 다룰 줄 아는 전인적 설교자”로 분석했다. 서양 복음주의 설교학의 용어로는 머리(head)·가슴(heart)·의지(will)의 통합에 해당한다.

이 균형은 그의 설교가 특정 층위에 치우치지 않도록 작동한다. 삼대지 구조가 지적 명료성을 보장한다면, 드라마적 예화와 서사적 서론은 감정적 접촉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구체적 삶 적용은 의지적 결단을 촉구한다. 세 요소 중 어느 하나가 압도적으로 두드러지지 않는 것이 이동원 목사 설교의 주요 특징이다.


학술적 평가와 주요 저작

2014년 출판된 신성욱 교수의 단행본 《이동원 목사의 설교 세계》(두란노, 472쪽)는 이동원 목사의 설교를 가장 체계적으로 분석한 학술서다. 이 책은 그의 설교에서 8가지 성경 해석학적 특징과 30가지 설교학적 특징을 목록화했으며, 2023년 개정판(560쪽)이 출판되었다.

신성욱 교수는 긍정 평가와 함께 아쉬운 점도 명시했다. “항상 삼대지 설교라는 틀에 박히고 획일적인 설교 개요와 프레임에 고정돼 있다”는 것, 그리고 “개방 결론 방식—여운을 남긴 채 마치는 방법—을 활용함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라는 제언이다. 구조의 안정성이 동시에 형식의 예측 가능성이라는 점을 짚은 것이다.

2004년 《기독교사상》 주최 심포지엄에서는 소장파 학자들이 이동원 목사를 포함한 한국교회 대표 설교가 16인을 분석했는데, “청중들의 관심을 자신의 설교 행위 안으로 끌어들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가 제기되었다.

이동원 목사 자신의 설교 방법론 저서로는 《청중을 깨우는 강해설교》(요단출판사, 1990)가 있다. 이후 150권 이상의 저작을 출판했으며, 모세오경부터 요한일서까지 신·구약 전체를 강해한 시리즈들이 있다.


맺음말

이동원 목사의 설교는 삼대지라는 전통적 구조를 고수하면서도, 드라마적 서사와 반귀납적 전개를 통해 청중을 끝까지 붙들어 두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체계적인 3단계 준비 과정, 한 문장으로 압축하는 핵심 원칙, 지·정·의 균형이라는 세 축이 맞물릴 때 그 설교의 특징이 드러난다.

설교학적으로 그는 미국 복음주의 강해설교 전통과 영국 개혁주의 설교학 양쪽에서 흡수한 것을 한국 청중의 감수성에 맞게 재구성한 설교자로 볼 수 있다. 구조의 안정성, 예화의 드라마성, 삶 적용의 구체성이라는 세 가지는 그가 오랜 기간 한국 강단에서 강해설교의 모델로 언급되어 온 이유를 설명해 준다.

카카오

댓글

댓글을 불러오는 중...

댓글 남기기

작성한 댓글은 검토 후 공개됩니다. 이름과 댓글 내용만 저장되며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않습니다.

이런 글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