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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분석

문화의 언어로 성경에 들어가는 강해자 — 정갑신 목사의 내러티브 브릿지 설교

들어가며

정갑신 목사는 경기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예수향남교회(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의 담임목사다. 2009년 8월 스무 명 남짓의 성도들과 함께 개척을 시작해 개척 2년 차에 750명, 현재는 2,500여 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다. 총신대학교 신학과,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원,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거쳤으며, 충현교회와 안산동산교회에서 부목사로 사역한 뒤 창신교회를 담임하다가 2009년 예수향남교회를 개척했다. 현재 교회 개척 운동체인 시티투시티(CTC) 코리아 이사장과 복음연합(TGC) 코리아 이사로도 섬기고 있다.

이 시리즈에서 그의 편이 “내러티브·예전·신학 중심” 챕터에 배치된 이유가 있다. 구조적으로는 강해(expository) 설교자이지만, 청중에게 전달되는 방식에서는 내러티브와 문화 변증적 접근이 두드러진다. 이 이중성이 그의 설교 스타일을 이해하는 열쇠다.

이중 구조: 강해의 뼈대, 내러티브의 살

예수향남교회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설교들을 살펴보면, 정갑신 목사는 이사야서, 요한복음, 십계명 시리즈처럼 성경 책 단위 또는 본문 단락 단위의 연속 강해(book-series expository)를 주축으로 삼는다. 이사야 31장, 32장, 33장, 40장, 43장, 45장이 순서대로 다루어지는 흐름은 전형적인 본문 강해의 구조다.

그런데 각 설교의 도입부를 들어보면, 성경 본문보다 먼저 현대의 언어가 등장한다. C. S. 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와 톨킨의 《반지의 제왕》을 묶어 문학적 상상력의 공유 기반을 만들거나, 심리학 상담에서 쓰이는 ‘조해리의 창(Johari Window)’ 개념을 먼저 제시한 뒤 성경 본문으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삼일절(三一節) 날짜에 이사야서의 역사적 맥락을 연결하는 것도 이러한 접근의 일환이다.

이 패턴은 반복적이다. 현대 문화나 사회적 화두를 먼저 제시하고, 거기서 생겨나는 질문을 성경 본문의 서사로 연결한다. 구조는 강해이지만, 청중에게 닿는 길은 내러티브 브릿지를 경유한다.

도입부의 문화 브릿지: 구체적 패턴

이 도입 방식에서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특징은 청중이 이미 알고 있거나 경험한 세계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1950년대에 한 10여 년에 걸쳐서 동화책이 나왔어요. 유명한 동화책인데 일곱 권으로 구성됐는데, 저도 어릴 때 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그거 일곱 권 읽어준 기억이 나는데, C. S. 루이스가 쓴 나니아 연대기라는 동화책이죠.”

이 도입은 수십 분이 지나서야 이사야서 본문의 핵심 메시지로 수렴된다. 청중이 문화적으로 공유하는 텍스트를 통해 ‘이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안전감을 만들고, 그 위에 성경 서사를 얹는 것이다.

“도둑질하지 말라는 말이 너무 남의 얘기처럼 들릴까 봐 약간 걱정하면서 묵상하다 보니”와 같은 도입도 눈에 띈다. 청중이 본문에 느낄 수 있는 거리감이나 오해를 먼저 인정하고 시작하는 방식으로, 설교자가 텍스트와 청중 사이의 간극을 먼저 인식하고 그 간극을 이야기로 메우려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조는 일관되게 대화체다. 청중을 향한 질문, 자기 경험의 솔직한 공유, 상황 설명의 반복 같은 요소들이 강단 언어보다 대화에 가까운 질감을 만들어낸다.

복음을 ‘받아들여짐’으로 읽는 신학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정갑신 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복음의 비밀은 받아들여짐을 열망하는 것입니다.”

이 문장은 그의 설교 신학을 압축한다. 두란노 《목회와신학》은 그의 설교를 “자기 깨어짐과 복음 재발견을 확증하는 자유 설교”로 설명했다. ‘받아들여짐’(acceptance)과 ‘자기 깨어짐’ — 이 두 축이 설교의 신학적 좌표를 이룬다.

이 강조점이 문화 브릿지 도입 방식과 맞닿는 지점이 있다. 조해리의 창 같은 심리학적 개념을 끌어오는 것은 단순히 친근감을 위한 예화가 아니라, 복음이 실제로 답하는 인간적 질문 — 자기 인식, 수용, 관계의 문제 — 을 정확히 겨냥한 탐침이다. 도입에서 그 질문을 먼저 살아있게 만들고, 본문에서 복음이 그 질문에 응답하게 하는 구조다.

시티투시티와 TGC 코리아와의 연계에서도 볼 수 있듯, 복음이 개인의 구원에 머물지 않고 문화와 공동체를 갱신하는 힘을 가진다는 관점이 이 목회 방향의 기반이다.

역사적 배경의 활용 방식

이사야서 설교들에서 정갑신 목사는 고레스 왕의 역사적 위치, 이스라엘의 바벨론 포로 상황, 앗수르와 이집트의 정치 지형 같은 역사·문화적 배경을 설명에 포함시킨다. 다만 그 방식은 학술적 상세함보다 핵심 개요 전달에 무게를 둔다.

“이 말씀 좀 약간 복잡한 부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좀 핵심을 위주로 간략하게 요약해서 말씀을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역사적 배경은 본문이 말하는 신학적 메시지의 무게를 부각하기 위한 프레임으로 제공된다. 원어 분석 자체를 설교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서사적 접근으로 복음과 문화의 접점을 풀어가는 것이 이 설교자의 일관된 방향성이다.

설교 스타일의 요점

정갑신 목사의 설교 스타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구조: 성경 책·단락 단위의 연속 강해(이사야서, 요한복음, 십계명 등)
  • 전달: 문화적·심리학적·문학적 도입부를 통한 내러티브 브릿지
  • 강조점: 복음 중심, 자기 깨어짐, 받아들여짐(수용)의 신학
  • 청중 감수성: 텍스트와 청중의 간극을 먼저 인식하고 이야기로 메움
  • 원어·역사 활용: 핵심 개요 중심, 상세 학술 분석보다 서사 우선

성경 책 전체를 순서대로 강해하는 구조 안에서, 오늘의 청중이 공유하는 문화적 경험과 인간적 질문을 경유해 본문으로 들어가는 방식이다.


디디모랩 자료집을 이사야서 강해 준비에 연결한다면, 역사적 맥락을 먼저 개요로 파악하고 그 위에 문화 브릿지의 탐침을 설계하는 순서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료집의 “핵심 키워드”와 “역사적·문화적 배경” 섹션에서 본문이 실제로 향하는 지점을 확인한 뒤, 거기에 맞는 현대적 화두를 찾아가는 방식이다.

신명기 9장 샘플 자료집의 역사적·문화적 배경 섹션 예시.
역사적·문화적 배경 섹션은 본문이 놓인 역사적 맥락을 요약해 준다. 문화 브릿지형 설교를 준비할 때, 어떤 현대적 화두가 이 맥락과 연결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출발점이 된다.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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