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 분석

박영선 목사의 설교 스타일 — 하나님의 열심을 설파한 강해 설교자

박영선 목사의 설교 스타일

하나님의 열심을 설파한 강해 설교자

“설교 탁월함보다 어디서 짚고 일어섰는지 보아달라.” 2015년 은퇴 기념 논총 증정 예배에서 박영선 목사가 청중에게 남긴 이 말은 그의 설교관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설교를 완성된 신학 체계의 발표가 아니라 신앙 여정의 공개 기록으로 보는 자기 이해이다. 박영선 목사(1948년생)는 1985년 서울 개포동에 남포교회를 개척하고 약 30년간 담임목사로 사역했으며,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합신) 설교학 교수로도 재직하며 신학자-목회자의 이중 정체성을 유지했다. 여러 설교학자들이 그를 한국교회 강해설교 전통의 대표적 실천자 중 한 명으로 평가한다.


이 글의 핵심 관찰:

  • 구조: 강해설교 — 본문 분석 → 하나님의 원래 의도 전달 → 구체적 현실 적용의 3단 흐름
  • 강조점: “하나님의 열심”을 축으로 한 반인간학적 기조, 성화론 중심
  • 방법론: 신학적 논거를 설교의 뼈대로 삼는 방식; 원어 직접 인용보다 개혁주의 신학 논증 우선

설교 구조: 본문에서 삶으로

박영선의 설교 방식은 강해설교(expository preaching)의 틀을 따른다. 설교학자 김정훈은 2003년 『헤르메네이아 투데이』(한국신학정보연구원)에 기고한 논문 “박영선 목사의 설교와 성경해석”에서 이 방식을 이렇게 정리한다: “성경 본문을 철저히 분석·해석하여 하나님의 원래 의도를 전달하며, 그 이해가 성도들의 구체적 현실에서 사건의 범주로 이루어지도록 적절한 적용을 제시한다.”

이 구조 안에서 설교는 성경 본문의 순서를 따라 전개되며, 해석의 수렴점은 언제나 “하나님이 무엇을 하고 계신가”라는 신론적 질문으로 모인다. 구속사적 시야와 신론 중심의 해석틀을 결합하는 방식이다.

박영선 자신은 이 접근을 “설교는 신학의 싸움”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신학자 김정우(총신대, 구약학)는 2015년 은퇴 기념 논총 『약함으로 심고 강함으로 살아나리라: 박영선의 설교와 성서학의 대화』(캐넌앤컬쳐)에서 이 명제를 박영선 설교의 핵심 자의식으로 조명한다. 설교를 완성된 결론의 선포가 아니라 신학적 사유의 공개적 수행으로 보는 시각이다.

설교 흐름에는 또한 반복적인 3단 신앙 발전 도식이 자주 등장한다: 율법주의적 세계관 → 은혜주의적 세계관 → 자유와 책임의 세계관. 이 틀은 청중으로 하여금 자신의 신앙이 어디쯤 놓여 있는지 스스로 진단하게 하는 구조적 장치로 기능한다.

설교의 강조점: 반인간학적 기조와 성화론

박영선 설교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명제는 **“하나님의 열심”**이다. 신앙의 주체와 원동력이 신자의 결단이나 감정적 반응, 의지적 노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도적 행위에 있다는 것이다. 박영선은 이를 직접적으로 말했다: “구원은 지적 동의나 감정적 항복이나 의지적 결단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전제는 한국교회의 주류 담론과 의미 있는 긴장을 만든다. 전도·봉사·기도·교회 성장 중심의 신앙 이해를 그는 “인간학적 경향”으로 규정하고, 이를 해체하는 것이 강단의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 신학자 정용섭 목사는 이 지점을 이렇게 평가한다: “한국의 모든 교회에서 절대적 이데올로기로 작동하는 것들을 상대화하는 일은 깊은 신학적 통찰이 확보되었을 때만 가능하다.”

성화론이 설교의 또 다른 중심축이다. 칭의(구원)가 신앙의 종착점이 아니라 성화의 출발점임을 반복해서 강조한다. 은혜를 “용서나 공짜”가 아닌 **“하나님의 고집”**으로 정의하는 방식은 이 성화론적 강조를 응집한다. 감신대 구약학 교수 왕대일은 은퇴 기념 논총 수록 논문 “구원에서 성화까지, 박영선의 삶과 목회”에서 성화를 목회의 본질로 삼은 점을 박영선의 신학적 기여로 평가한다.

설교 언어의 특성도 눈에 띈다. KAPC 포럼 참석자들은 박영선의 강의를 “특유의 거친 어투로 목회자들이 알지만 말하기 어려운 핵심을 직시하는” 방식으로 묘사했다. 직설적이고 때로는 논쟁적인 어법이 그의 전달 방식의 한 특징이다.

원어·학문적 배경 활용

박영선의 설교에서 원어 분석은 전통적 주석적 강해설교—낱말 어원 풀이, 원어 단어 반복 인용—보다 신학적 논증에 더 무게가 실린다. 개혁주의 신학과 청교도 전통, 그리고 개인적으로 결정적 영향을 받은 영미 설교가들의 사유가 본문 해석의 틀을 제공한다.

1982년 미국 유학 중 존 헌터(John Hunter) 목사의 성화 설교가 그에게 설교자로서의 소명을 확신시켰다는 자전적 증언은, 영미 청교도적 성화 전통이 그의 설교 형성에 끼친 영향을 시사한다.

신학자 김정우는 박영선의 성령론 발전 궤적을 추적한다. 초기 저서 『성령론』과 『사도행전 강해』에서는 전통적 개혁주의 입장을 취하다가, 『에베소서 강해』에서는 D. M. 로이드 존스의 방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난다고 분석한다. 차영배 교수의 성령론이 경유 지점이 되었다는 관찰도 덧붙인다.

한남대 신약학 교수 이달은 은퇴 논총 수록 논문 “박영선의 믿음론”에서 그의 믿음 이해를 “관계론적 해석”으로 분석한다. 믿음을 명제적 동의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적 응답으로 보는 시각이며, 이것이 설교에서 청중에게 주어지는 질문의 성격을 규정한다고 본다.

류철규는 2002년 『헤르메네이아 투데이』 논문 “박영선 목사로부터 듣는 설교, 설교자”에서 그의 성경 해석 방식이 신학의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도 목회 현장의 구체성으로 내려오는 이중 운동을 유지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평가의 스펙트럼

박영선의 설교에 대한 평가는 동일한 특성에서 두 방향으로 분기한다.

긍정적 평가는 그의 반인간학적 기조가 한국교회 설교의 흐름 안에서 갖는 희소성을 강조한다. 정용섭 목사는 “성서의 세계로 직접 들어가서 영적인 현실을 실질적으로 인식하고 경험하게” 하는 설교자로 평가하며, 왕대일 교수는 성화를 목회의 본질 과제로 삼은 점에서 신학적 기여를 인정한다.

비판적 평가는 성화의 당위성 선포와 성화의 실천 경로 제시 사이의 간극을 주목한다. 정용섭 목사는 박영선의 발언—“기도해서 성화를 얻지 않습니다. 노력하고 연습하고 훈련하셔야 됩니다”—을 근거로, 칭의는 하나님의 영역이고 성화는 인간의 노력이라는 구도가 “위험한 이원론”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성화의 리얼리티—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를 충분히 다루지 못한다는 지적도 같은 방향에서 제기된다(뉴스앤조이 『하나님의 열심』 리뷰).

두 평가군이 공통으로 전제하는 것은, 이 설교가 한국교회의 신앙 이해와 의미 있는 긴장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다. 구체적 실천 경로를 묻는 쪽과, 신앙의 주도권이 하나님에게 있음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쪽—이 두 축 사이의 긴장이 박영선 설교 방법론이 제기하는 신학적 물음의 핵심이며, 이 긴장을 어떻게 읽느냐가 평가를 가른다.


참고자료

  • 류철규, “박영선 목사로부터 듣는 설교, 설교자,” 『헤르메네이아 투데이』 제19호 (한국신학정보연구원, 2002.6), pp. 59–63.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2408009
  • 김정훈, “박영선 목사의 설교와 성경해석,” 『헤르메네이아 투데이』 제24호 (한국신학정보연구원, 2003.9), pp. 111–118. https://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2406252
  • 김정우 (편), 『약함으로 심고 강함으로 살아나리라: 박영선의 설교와 성서학의 대화』 (캐넌앤컬쳐, 2015). — 왕대일, “구원에서 성화까지”; 이달, “박영선의 믿음론”; 김정우, “박영선의 신학사상” 수록.
  • 박영선, 『하나님의 열심』 (복 있는 사람).
  • 박영선, 『성화의 신비』 (복 있는 사람, 2006).
  • 박영선·김관성, 『직설』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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