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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연구

라합 — 여리고의 기생에서 예수 족보에 오른 여인, 그리고 믿음과 행위 논쟁

라합만큼 성경 안에서 여러 번, 여러 저자에 의해, 서로 다른 논증의 근거로 인용되는 구약 인물은 드뭅니다. 여호수아서의 이야기 속 인물이었던 그녀는, 신약성경에 이르러 믿음의 모범이자 신학 논쟁의 중심으로 다시 등장합니다.

본문이 실제로 하는 말

여호수아 2장에서 라합은 여리고에 파견된 이스라엘 정탐꾼 두 명을 자신의 집에 숨겨 줍니다. 왕의 부하들이 찾아오자 그녀는 그들이 이미 떠났다고 거짓말을 하고, 정탐꾼들을 성벽에 있는 자기 집 창문으로 달아 내려 보냅니다. 그녀는 정탐꾼들에게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께서 이 땅을 너희에게 주신 것과 너희를 인하여 우리가 공포에 잠긴 것과 이 땅 백성이 다 너희 앞에서 간담이 녹는 줄을 내가 아노니 이는 너희가 애굽에서 나올 때에 여호와께서 너희 앞에서 홍해 물을 마르게 하신 일과… 우리가 듣자 곧 마음이 녹았고 너희로 인하여 사람이 정신을 잃었나니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수 2:9-11). 그녀는 자신과 가족을 살려 달라고 요청하고, 정탐꾼들은 붉은 줄을 창에 매어 표시하면 그녀의 집만은 살려 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히브리서 — “믿음으로”

히브리서 11장, 이른바 “믿음장”은 아브라함·모세·기드온 등과 함께 라합을 열거합니다: “믿음으로 기생 라합은 정탐꾼을 평안히 영접하였으므로 순종하지 아니한 자와 함께 멸망하지 아니하였도다”(히 11:31). 신약학자 윌리엄 레인(William L. Lane)은 「히브리서 9-13」(WBC) 주석에서, 히브리서 저자가 라합을 이 목록에 포함시킨 것이 놀라운 선택이라고 지적합니다—그녀는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었고, 직업 자체가 도덕적으로 논란이 되는 여성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히브리서는 그녀의 믿음—여호와가 참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듣고 즉시 행동으로 반응한 믿음—을 이스라엘 족장들과 동등한 반열에 놓습니다.

야고보서 — “행위로”

야고보서 2장은 정반대 방향에서 그녀를 인용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또 이와 같이 기생 라합이 사자들을 접대하여 다른 길로 나가게 할 때에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아니냐”(약 2:25). 이 구절은 오랫동안 바울의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는다”는 가르침과 충돌하는 것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더글라스 무(Douglas J. Moo)는 「야고보서」(필라 신약주석) 주석에서, 이 두 본문이 실제로는 충돌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히브리서는 라합의 믿음이 존재했다는 사실 자체를, 야고보서는 그 믿음이 진짜였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 그녀의 행동이었다는 점을 각각 강조하는 것뿐입니다. 즉 야고보서의 논지는 “행위가 믿음을 대체한다”가 아니라 “진짜 믿음은 반드시 행위로 드러난다”는 것이며, 라합의 이야기는 이 두 진리—믿음의 존재(히브리서)와 믿음의 증명(야고보서)—를 하나의 사건 안에서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 선택된 것입니다.

거짓말을 어떻게 볼 것인가

라합이 정탐꾼의 위치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을 성경이 정당화하는가라는 질문은 오랜 해석사적 논쟁거리입니다. 리처드 헤스(Richard S. Hess)는 「여호수아」(Tyndale OT Commentaries)에서, 본문과 이후 신약의 인용 모두 그녀의 거짓말 자체를 칭찬 대상으로 삼지 않으며, 초점은 언제나 그녀의 믿음과 이스라엘 백성을 보호한 행동에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앞서 출애굽기의 십브라와 부아 이야기에서도 나타난 것과 같은 패턴—본문이 발언의 진위 문제보다 생명을 지키려는 행동과 그에 대한 하나님의 인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족보에 남은 이름

마태복음 1장 5절은 예수님의 족보에서 “살몬은 라합에게서 보아스를 낳고”라고 기록합니다. 라합은 이방인이자 기생이었던 여성이 다윗 왕가, 나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혈통에 직접 편입된, 성경 구원사의 포용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널리 읽힙니다.

설교자를 위한 메모

라합은 성경에서 신학적으로 가장 많이 “재사용”된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이 본문을 설교할 때는 그녀가 세 개의 서로 다른 신약 본문에서 각기 다른 논증—구원사적 포용, 믿음의 진정성, 행위의 필요성—을 위해 인용된다는 점을 함께 짚어 주면, 청중이 “믿음이냐 행위냐”라는 잘못된 이분법에서 벗어나 이 둘이 실제로는 하나의 진짜 믿음 안에서 통합된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

  • Richard S. Hess, Joshua (Tyndale Old Testament Commentaries, IVP Academic, 1996)
  • William L. Lane, Hebrews 9-13 (Word Biblical Commentary, Word Books, 1991)
  • Douglas J. Moo, The Letter of James (Pillar New Testament Commentary, Eerdmans,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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