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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연구

니고데모 — 밤에 찾아온 자에서 몰약을 들고 온 자까지, 요한복음 세 장면의 여정

요한복음에서 니고데모만큼 세 번에 걸쳐, 매번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다시 등장하는 인물은 드뭅니다. 밤에 몰래 찾아온 사람에서 시작해, 마지막에는 예수님의 시신에 향품을 바르는 자리에 공개적으로 서 있는 이 인물의 궤적은, 요한복음이 그려내는 믿음의 성장 과정을 압축해서 보여줍니다.

첫 번째 장면 — 밤에 찾아오다

요한복음 3장 1-2절은 그를 이렇게 소개합니다: “바리새인 중에 니고데모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유대인의 지도자라 그가 밤에 예수께 와서 이르되 랍비여 우리가 당신은 하나님께로부터 오신 선생인 줄 아나이다.” 그는 예수님과 진지한 신학적 대화를 나누지만, “거듭나야 한다”는 말씀 앞에서 “사람이 늙으면 어떻게 날 수 있사옵나이까”(3:4)라며 이해하지 못합니다. 대화는 니고데모의 반응 없이 예수님의 긴 강론(3: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를 포함)으로 마무리되며, 그가 이 대화 이후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 본문은 밝히지 않습니다.

레이먼드 브라운(Raymond E. Brown)은 「요한복음」(앵커 바이블) 주석에서, 3장의 “밤에”라는 시간적 설정이 우연이 아니라 요한복음 전체를 관통하는 빛과 어둠의 상징체계(1:5 “빛이 어둠에 비치되 어둠이 깨닫지 못하더라”)와 연결된 의도적 장치라고 설명합니다. 니고데모는 아직 완전히 빛 가운데로 나오지 못한 인물로 그려집니다.

두 번째 장면 — 조심스러운 변호

요한복음 7장 50-51절, 바리새인들과 대제사장들이 예수님을 체포하려 하자, 니고데모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율법은 사람의 말을 듣고 그가 하는 일을 알기 전에 심판하느냐.” 그는 예수님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지만, 최소한의 법적 절차를 요구하며 조심스럽게 목소리를 냅니다. 다른 바리새인들은 즉시 그를 조롱합니다: “너도 갈릴리에서 왔느냐”(7:52). D. A. 카슨은 「요한복음」(PNTC) 주석에서, 이 장면이 니고데모의 믿음이 완전히 침묵하지도, 완전히 드러나지도 않은 중간 단계에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합니다.

세 번째 장면 — 공개적으로 나서다

요한복음 19장 39-40절,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죽으신 뒤, 니고데모는 “몰약과 침향 섞은 것을 백 리트라쯤 가지고” 아리마대 요셉과 함께 예수님의 시신을 수습합니다. 크레이그 키너는 방대한 「요한복음 주석」에서, 백 리트라(약 33킬로그램)라는 양이 왕실 장례에나 어울릴 정도로 엄청난 규모이며, 이것이 니고데모가 마침내 예수님을 향한 자신의 헌신을 공개적으로, 그것도 가장 위험한 순간—예수님이 처형된 직후, 그를 따르는 것이 가장 위험해 보이는 시점—에 드러낸 행위라고 평가합니다. 밤에 몰래 찾아왔던 사람이, 이제는 백주에 로마 당국과 유대 지도자들 앞에서 자신을 드러낸 것입니다.

점진적 믿음이라는 문학적 설계

카슨은 이 세 장면을 이어서 읽을 때, 요한복음 저자가 니고데모를 통해 “믿음이 반드시 극적인 한순간의 결단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설명합니다. 니고데모의 여정은 호기심 어린 질문(3장)에서 조심스러운 변호(7장)를 거쳐 공개적 헌신(19장)으로, 여러 해에 걸쳐 점진적으로 자라난 믿음입니다. 요한복음은 이 여정 어느 지점에서도 니고데모를 실패자로 그리지 않으며, 오히려 그의 마지막 행동을 통해 이 느린 여정이 결국 진짜 믿음에 도달했음을 보여줍니다.

설교자를 위한 메모

니고데모는 극적인 회심 간증을 가진 인물이 아닙니다. 그의 이야기는 오히려 많은 신자들의 실제 경험—의심과 질문에서 출발해, 조심스러운 걸음을 거쳐, 마침내 공개적 헌신에 이르는 느린 여정—에 훨씬 가깝습니다. 이 본문은 믿음의 성장이 반드시 즉각적일 필요가 없으며, 니고데모처럼 여러 해에 걸친 질문과 망설임 끝에 도달한 헌신도 진짜 믿음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외경 「니고데모 복음서」

니고데모는 초대교회에서 유독 특별한 방식으로 다시 소환된 인물이다. 4~5세기경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외경 「니고데모 복음서」(또는 「빌라도행전」)는 그의 이름을 표제로 내세운 문서로, 예수님의 재판과 십자가 처형 과정을 법정 기록처럼 상세히 확장해 서술한다. 이 문서의 후반부에는 그리스도가 십자가 죽음과 부활 사이에 음부(지옥)에 내려가 그곳에 갇혀 있던 의인들을 해방시킨다는 이른바 “그리스도의 지옥 강하”(descensus ad inferos)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이는 중세 신학과 부활절 성화(그리스도가 지옥 문을 부수고 아담과 하와의 손을 잡아 이끄는 도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물론 이 문서를 실제로 니고데모 본인이 썼다고 보는 학자는 없다—제목은 중세에 붙여진 것이고, 본문 자체가 그의 생애보다 수백 년 뒤에 작성된 위명 문서다. 그럼에도 요한복음에서 점진적으로 신앙이 자라난 인물로 그려진 그가, 훗날 교회 전승 속에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가장 가까이서 “기록”한 증인으로 다시 상상되었다는 사실은, 이 인물이 초대교회 신자들의 상상력을 얼마나 사로잡았는지를 보여준다.

참고 자료

  • Raymond E. Brown, The Gospel According to John I-XII (Anchor Bible, Doubleday, 1966)
  • D. A. Carson, The Gospel According to John (Pillar New Testament Commentary, Eerdmans, 1991)
  • Craig S. Keener, The Gospel of John: A Commentary, 2 vols. (Hendrickson, 2003)
  • Gospel of Nicodemus / Acts of Pilate (c. 4th-5th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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