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알고 보니
예수님의 고향 나사렛은 얼마나 큰 마을이었을까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 요한복음 1:46에서 나다나엘이 빌립의 말을 듣고 내뱉은 이 한마디는 오랫동안 편견의 상징처럼 읽혀왔다. 하지만 1세기 나사렛의 실제 규모를 고고학 증거로 짚어보면, 나다나엘의 반응이 단순한 지역 편견이 아닌 현실 감각의 표현이었음이 드러난다.
Israel Zeller / Pikiwiki Israel · 나사렛 구시가지 전경 · CC BY 2.5. 수태고지 교회 아래 발굴된 로마 시대 주거지 유적이 실제 1세기 나사렛의 규모를 가늠하게 해준다.
문헌에서 사라진 마을
나사렛을 이해하는 첫 번째 단서는 존재하지 않는 기록이다. 구약성경은 나사렛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는다. 1세기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갈릴리 지역을 꽤 상세하게 기록했지만, 나사렛은 그의 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다. 초기 랍비 문헌도 마찬가지다. 미쉬나와 탈무드에서 나사렛은 찾기 어렵다.
조나단 리드(Jonathan L. Reed)는 저서 「고고학과 갈릴리 예수」에서 이 침묵을 중요한 증거로 다룬다. 나사렛은 1세기 갈릴리의 주요 중심지와는 거리가 먼 곳이었다. 갈릴리의 행정 중심이었던 세포리스(Sepphoris)는 나사렛에서 북서쪽으로 약 6킬로미터 거리에 있었고, 헤롯 안티파스가 새로 건설한 티베리아스는 갈릴리 호수 서안에 있었다. 나사렛은 이 두 도시 사이 어딘가에 있는, 대로에서 벗어난 언덕 마을이었다.
발굴이 말해주는 규모
문헌의 침묵은 땅 속의 발굴 결과와 맞닿는다. 리드는 발굴된 주거 유적의 범위, 기름짜는 기구, 저장 구덩이 등을 근거로 1세기 나사렛의 인구를 대략 200~400명으로 추정한다. 이는 현대의 읍이나 동네 개념이 아니다. 서로 얼굴을 알고 지내는 마을 공동체, 확대 가족 단위들이 모여 사는 촌락에 가까운 규모다.
최근에는 이 추정치를 조금 수정하는 연구도 있다. 켄 다크(Ken Dark)는 나사렛의 자매들 수녀원 부지를 재조사한 연구에서 1세기 나사렛의 거주 범위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넓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다크 역시 나사렛이 당시 갈릴리의 주요 중심지가 아니었다는 큰 그림에는 동의한다. 정확히 200명이냐 400명이냐보다, “당대의 이름난 곳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핵심이다.
Gerbrand van den Eeckhout · 나사렛 회당의 그리스도, 1658 · Public Domain. 1세기 나사렛 회당의 고고학적 재현이 아니라, 신앙적 상상화입니다.
나다나엘의 말이 다시 읽히는 이유
이 배경을 알면 요한복음 1:46의 나다나엘이 달라 보인다. 그는 빌립에게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 말은 흔히 오만한 편견으로 읽힌다. 하지만 1세기 갈릴리 사람의 귀에 이 말은 오늘날 “저 작은 동네 출신에서 뭔가 나오겠어?”라는 냉소와 비슷하게 들렸을 것이다. 나사렛은 이름 있는 도시가 아니었다. 문헌에도, 역사에도, 지도의 중심에도 없는 작은 촌락이었다.
빌립의 대답은 논리가 아니었다. “와서 보라”(요 1:46). 그 작은 마을 출신이 진짜 어떤 사람인지를 직접 경험해 보라는 초대였다. 나다나엘은 그 초대에 응했고, 결국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이스라엘의 임금이로소이다”(요 1:49)라고 고백했다.
마무리
나사렛의 규모를 안다는 것이 성경을 읽는 방식을 바꾼다. 주목받지 못하던 작은 촌락에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었다. 문헌에도 잡히지 않던 마을, 갈릴리의 행정 중심도 군사 거점도 아니었던 곳 — 그곳이 출발점이었다. “와서 보라”는 초대는 그 배경을 알수록 더 선명하게 들린다.
참고 자료
- Jonathan L. Reed, Archaeology and the Galilean Jesus: A Re-examination of the Evidence (Trinity Press International, 2000)
- Ken Dark, The Sisters of Nazareth Convent: A Roman-Period, Byzantine, and Crusader Site in Central Nazareth (Palestine Exploration Fund,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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