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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자 분석

한 절을 여덟 번 — 김주환 목사의 초저속 강해

1. 사역자 배경과 교회 정체성

허브교회(HUB Church)는 2014년 9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창립한 독립교회다. “복음의 허브”라는 창립 철학이 영문명에 담겼고, 현재 서초구에 자리한다.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KAICAM) 소속이다.

담임목사 김주환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1992)한 뒤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M.Div.(1996)를 마쳤다. 이후 예일대학교에서 신약신학 M.A.(2000), 하버드대학교에서 기독교기원론 M.A.(2002)와 신약학 Ph.D.(2009)를 받았다. 박사학위논문은 누가-행전에서 성령과 말씀의 우주적 확산을 서사 비평으로 분석한 연구다. 온누리교회 부목사 19년(1995–2014) 재직 뒤 허브교회를 개척했으며,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전임교수(2009–2017)를 겸임했다.

2. 설교 속도: 1장 10절에 여덟 편

김 목사 설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진도 속도다. 2025년 1월에 갈라디아서 시리즈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를 시작해 52편까지 2026년 5월에 마쳤다. 갈라디아서 8편째 설교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벌써 오늘 여덟 번째인데 아직도 1절에서 10절에 갇혀 있는가 — 의아하시는 분들 계시고, 전혀 놀라지 않은 분들은 오늘 처음 오신 분들입니다.”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8)’, 갈 1:1–10 (영상, 2025년 3월 9일)

6편째 주일에도 청중의 반응을 선제적으로 받아쳤다.

“여섯 번째 주인데 아직도 5절을 못 나오고 있는가.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이제 다음 주는 5절 이후 본문을 보게 됩니다.”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6)’ (영상, 2025년 2월 23일)

같은 설교에서 그는 느린 속도의 이유를 직접 밝혔다.

“우리가 복음을 ’이제 이해했다’라고 생각하는 그때가 복음을 이해하지 못한 때입니다. 빠른 속도로 나가서 빨리 끝내서 복음을 배우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머리로 알고 있는 이 복음이 우리의 삶에 스며들어서 그 복음이 우리의 삶을 바꾸는 것이에요.”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8)’ (영상, 2025년 3월 9일)

이 속도 감각은 출애굽기·창세기·요나서 시리즈에도 공통으로 나타난다. 창세기 시리즈 “복음 이야기: 창세기편”은 5편으로 레아·하갈·야곱 에피소드를 다루고, 요나서는 13편에 걸쳐 4장을 강해했다.

3. 원어 해설: 헬라어와 히브리어가 강단에 오르는 방식

하버드 신약학 훈련이 가장 선명하게 나타나는 것이 원어 해설이다. 분석한 25편 가운데 12편 이상에서 헬라어 또는 히브리어 원문 언급이 확인됐다.

갈라디아서 시리즈에서 원어는 두 가지 방식으로 등장한다. 첫째, 번역의 뉘앙스 차이를 드러내는 방식이다.

“원어로 헬라어로 읽게 되면, 바울은 여기서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할 때 이 믿음을 내가 처음 예수를 믿을 때 그때 믿었던 행위를 가리키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지속적으로 믿는 믿음을 말하고 있는 거예요.”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2)’ (영상, 2025년 1월 26일)

둘째, 신학 용어의 어원을 풀어 개념 자체를 재정의하는 방식이다.

“이 justify, 의롭게 하다라는 표현… 헬라어에서는 디카이오라는 표현이에요. 이것이 어떤 의미냐면 — 우리는 법정 용어로만 이해할 수 있어요. 선언하다, 무죄임을 혐의가 없음을 선포…”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15)’ (영상, 2025년 6월 22일)

갈라디아서 8편에서는 한글 성경에 번역에서 사라진 부사 하나를 짚었다.

“번역이 조금 아쉽지만, 이 헬라 원어는 ’에티’라는 부사가 들어갑니다. ’여전히’라는 의미예요. 좀 더 정확히 해석하자면: ‘내가 예수님을 알기 전까지는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열심히 살았는데, 이제는…’”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8)’ (영상, 2025년 3월 9일)

구약 본문 강해에서는 히브리어가 등장한다. 출애굽기 1장을 다루는 자리에서 노예 노동을 묘사하는 단어가 반복되는 구조에 주목했다.

“한글 성경이나 영어 성경을 보게 되면 굉장히 다양한 표현들이 나와요. 그런데 사실 이 히브리 원문을 보게 되면요, 읽기도 민망할 정도로 너무나 똑같은 동사가 계속 반복되는 거예요. ‘아보다 아보다’…” — ‘복음 이야기: 출애굽기편(1)’ (영상, 2024년 7월 7일)

창세기 29장 레아 본문에서는 히브리어 텍스트가 두 자매의 외모를 묘사하는 방식을 집중 분석했다.

“이 히브리 원문으로 어떻게 돼 있냐면 ‘when morning beh’… 야곱이 아침에 보니 레아라 — 이것이 오늘 말씀의 제목입니다.” — ‘복음 이야기: 창세기편(레아)’ (영상, 2024년 6월 2일)

창세기 1장 “에덴 동쪽” 시리즈에서는 성령의 ’운행하심’을 히브리어 이미지로 풀었다.

“히브리 원문에서 ’운행하다’라는 이 히브리 표현은 어떤 때 사용되냐면 — 어미새가 날개를 펴고 알에 앉아 있는 모습입니다. 생명을 낳고 생명을 키우는, 생명을 부여하는 모습이에요.” — ‘에덴 동쪽을 걷는 이들에게(2)’ (영상, 2026년 7월 5일)

4. 영화와 시사, 신학자를 하나로 잇는 예화 방식

김 목사의 예화는 도입 질문을 먼저 던지고, 문화 예화로 직관적 이해를 만든 뒤, 본문 논증으로 수렴하는 구조를 반복한다.

갈라디아서 7편 “거꾸로 가는 신앙: 자유에서 속박으로”에서 이 구조가 가장 선명하다. 그는 영화 <쇼생크 탈출>을 3~4번 봤다고 밝히며 앤디 듀프레인의 탈옥 장면을 상세히 묘사했다.

“이 앤디가 갑자기 자발적으로 이 감옥에 다시 들어간다고 한번 생각해 보세요. 그 하수관을 — 500m 가까운 하수관을 다시 기어서, 거기서 그 콘크리트 벽을 몇 년 동안 계속 파고 뚫다가 — 결국 다시 철장을 닫는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우리는 다 그럴 거예요: ‘앤디 아저씨, 당신은 왜 자유를 버리고 감옥으로 들어갑니까?’ 그게 오늘 바울이 던지는 질문이에요.”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7)’ (영상, 2025년 3월 2일)

문화 예화 옆에는 학자 인용이 놓인다. 갈라디아서 12편은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의 “이력서 덕목 vs. 추도사 덕목” 개념으로 시작해, 중간에 마틴 루터의 신앙 전기를 상세히 소개하고, 루터가 로마서 1:17을 “제일 싫어했던 구절”이라고 고백한 이유를 추적했다.

“나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 나는 이웃도 사랑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나에게 의로움을 요구하신다면 나는 죽은 것이나 다름 없다 — 루터가 로마서 1장 17절을 어떻게 해석했는 줄 아세요? ‘하나님이 얼마나 의로운 분인지 드러나게 되면 나 같은 죄인은 죽는 거야’ — 그래서 루터는 자신이 하나님의 기준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너무나 괴로웠던 거예요.”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12)’ (영상, 2025년 5월 25일)

갈라디아서 15편에서는 루터의 simul justus et peccator(동시에 의롭고 동시에 죄인)를 라틴어 그대로 소개하고, 영국 성공회 신학자 위체 후크(Richard Hooker)의 문장을 함께 읽었다.

“‘시유스 베카토’ — 이게 무슨 뜻이에요? 동시에 의롭고 동시에 죄인이다. 이게 바로 복음의 역설입니다.” “위체 후크라는 영국 성공회 신학자가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의 눈에 우리는 하나님의 아들 그분 자체처럼 여겨진다. 이것이 미친 것 같고 관망처럼 들릴지라도, 이것이 우리의 위로요 우리의 지혜다.’”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15)’ (영상, 2025년 6월 22일)

에덴 동쪽 시리즈에서는 마틴 로이드 존스를 인용했다.

“마틴 로이드 존스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복음은 인생이 잘 풀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삶이 엉켜 버린 사람, 마음이 텅빈 사람, 어둠 속에 있는 사람을 위한 것입니다.’” — ‘에덴 동쪽을 걷는 이들에게(2)’ (영상, 2026년 7월 5일)

5. 회중과 함께 외치는 캐치프레이즈

분석한 설교 전편에서 “여러분”이라는 호칭이 회당 내내 반복된다. 25편 전체에서 975회 이상 등장했다. 이것은 호칭 이상의 기능을 한다. 갈라디아서 시리즈 1편에서 김 목사는 시리즈 전체의 인사법을 제안했다.

“다음 주부터는 인사를 — 갈라디아서 시리즈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 그렇게 인사를 하셨으면 좋겠어요: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십시오.’”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1)’ (영상, 2025년 1월 19일)

2편에서는 이것이 실제로 구현된다.

“아 우리 이렇게 함께 다시 한번 외쳤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큰 소리 말고.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자. 시작.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자.’”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2)’ (영상, 2025년 1월 26일)

성경 봉독도 회중과 함께 읽는 방식이 자주 등장한다. 분석한 25편 가운데 다수에서 “함께 읽겠습니다”, “한 목소리로 같이 읽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안내가 나타났다. 창세기 야곱 편에서는 히브리서 12:23을 이렇게 읽었다.

“히브리서 12장 23절 우리 함께 읽습니다. ‘하늘에 등록된 장자들의 총회와 교회’ — 여기까지만 읽을게요.” — ‘복음 이야기: 창세기편(야곱)’ (영상, 2024년 6월 16일)

6. 개인 경험 예화: 목사 자신의 실패를 본문과 연결

25편 전체에서 “제가”, “저는”, “저도”와 같이 1인칭 화자가 전면에 나서는 문장이 931회 이상 등장했다. 이 중 적지 않은 부분이 자신의 실패나 한계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예화다.

갈라디아서 5편 “은혜로 돌아가라”는 후회라는 보편 감정을 도입으로 썼다가, 목사 본인의 양육 실패 경험으로 구체화했다.

“저희 큰 아이는 이상할 정도로 말을 잘 들었어요. ‘역시 기도하는 아빠는 다르구나, 나는 목사라서 뭔가 기름 부음이 있구나.’ 그런데 둘째 때 — 둘째는 아들이거든 — 이게 전혀 다른 케이스였습니다. 세 살 네 살 때부터 와, 정말 감당이 안 됐어요. … 순간 감정을 참지 못하고 분을 표출했을 때 이 아이의 눈에 눈물이 맺힌 모습을 보면서, 저는 아직까지도 그 저 자신에 대한 실망…”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5)’ (영상, 2025년 2월 16일)

이 예화는 단순한 공감 유도가 아니다. 그 다음에 “그래도 은혜”라는 본문 메시지로 이어지는 논증의 일부다. 갈라디아서 14편에서는 주식 시장이 폭락할 때 처음으로 주식을 공부하다가 전문 용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경험을 꺼내, “신학 용어도 처음엔 낯설지만 배워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도구로 사용했다.

7. 구약 본문과 그리스도의 연결: ‘복음 렌즈’ 구조

김 목사의 구약 강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패턴은 구약 인물의 이야기를 전개한 뒤, 설교 후반부에 그리스도를 그 이야기의 완성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창세기 레아 편이 이 구조의 전형이다. 레아가 사랑받지 못한 여인이었음을 히브리어 원문까지 인용해 설명한 뒤, 마지막 단계에서 그리스도에게로 연결했다.

“세상 기준으로 봤을 때 — 아니, 하나님이 보실 때도 — 우리는 다 영적으로 깨졌고, 아무도 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런 영적 레아를 가져다가,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기만 하면, 예수님의 눈에, 하나님의 눈에 저와 여러분은 아름다운 라헬이 되는 것입니다.” — ‘복음 이야기: 창세기편(레아)’ (영상, 2024년 6월 2일)

창세기 야곱 편에서는 리브가의 역할을 그리스도의 예표로 읽었다.

“예수님은 진짜 리브가로 오셨습니다: ‘걱정하지 마, 너를 향했던 모든 저주는 내가 다 받을 거야. 너는 축복만 받으면 된다.’ … 그래서 저와 여러분은 남의 옷을 입을 필요가 없어요.” — ‘복음 이야기: 창세기편(야곱)’ (영상, 2024년 6월 16일)

출애굽기 강해에서는 모세와 예수의 변화산 대화에서 헬라어 ’엑소더스’가 등장한다는 사실을 드라마틱하게 제시했다.

“모세와 예수님이 나눈 대화에서 등장한 단어가 뭐죠 — 헬라어 엑소더스. 출애굽이라는 것이에요.” — ‘복음 이야기: 출애굽기편(1)’ (영상, 2024년 7월 7일)

8. 설교 마무리의 일정한 형식

25편 전체에서 설교 마무리는 세 단계로 일관하게 반복됐다.

  1. 결론 선언: “오늘 말씀의 결론입니다” 혹은 “다시 강조할게요”로 핵심을 한 문장으로 요약
  2. 청중을 향한 축복 선언: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3. 회중 기립 후 찬양: “이제 우리 자리에서 함께 일어나셔서 찬양하며 나가겠습니다”

갈라디아서 7편 마무리가 이 구조의 전형이다.

“다시 강조할게요. 우리가 순종을 할 때,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하는 이유는 딱 하나예요. 그것은 바로 하나님이 이미 우리에게 주신 구원의 은혜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반응이어야 합니다. … 저는 우리 허브의 성도들 가운데 그 누구도 하나님이 주신 자유를 빼앗기고 속박으로 가지 않게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7)’ (영상, 2025년 3월 2일)

9. 허브교회 설교 스타일과 디디모랩 자료집

허브교회 김주환 목사 방식의 강해에서 자료집은 한 편 단위가 아니라 시리즈 단위로 기능할 때 가장 유용하다. 갈라디아서 52편, 요나서 13편처럼 긴 연속 강해에서는 자료집을 매주 독립된 정보 묶음으로 소비하기보다, 이전 주 본문과 다음 주 본문 사이에 반복되는 단어와 논증 구조를 표시해 두는 방식이 더 잘 맞는다. 헬라어·히브리어 원문 해설을 강단에서 직접 다루는 설교자에게는 자료집의 “학술 논의” 섹션에 담긴 원어 주석이 설교 준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특히 구약 본문을 “복음 렌즈”로 읽는 김 목사의 방식에서는, 자료집의 “관련 본문”과 “해석 가능성” 섹션이 신약과의 연결 고리를 찾는 데 보조 도구로 쓸 수 있다. 레아→그리스도, 야곱→그리스도, 출애굽→십자가처럼 이미 특정한 연결 방향을 갖고 있는 설교자가, 자료집을 통해 대안적 해석이나 보완 자료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마태복음 9장 샘플 자료집의 절별 주석 섹션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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