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 분석

복음의 허브, 하버드의 석의 — 김주환 목사의 강해설교

1. 사역자 배경과 교회 정체성

허브교회(HUB Church)는 2014년 9월 1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포스코P&S타워 이벤트홀에서 창립예배를 드린 독립교회다. “건물 없는 교회”를 모토로 임대 공간에서 시작한 이 교회는 현재 서초구 고무래로에 자리하며,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KAICAM, 카이캄) 소속이다. 영문명 ‘HUB’는 “복음의 허브”라는 창립 철학을 담은 이름이다.

담임목사 김주환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1992년)를 졸업한 뒤 장로회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M.Div., 1996)를 마쳤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예일대학교에서 신약신학 석사(M.A., 2000), 하버드대학교에서 기독교기원론 석사(M.A., 2002)를 취득하고, 같은 대학에서 신약학 박사(Ph.D., 2009)를 받았다. 박사학위논문 제목은 “What is This Word?”: An Early Christian Narrative of the Universal Spread of the Spirit-Accompanied Word로, 누가-행전(Luke-Acts)에서 성령과 말씀의 우주적 확산 서사를 로마의 보편주의 담론에 맞선 초기 기독교의 대항 서사로 읽어낸 연구다(Harvard Divinity School DASH 아카이브 수록).

목회 경력으로는 온누리교회 부목사로 19년(1995–2014) 재직한 후 허브교회를 개척했고,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전임교수(2009–2017)를 겸임하며 목회와 학문을 병행했다. 알파 코리아(Alpha Korea) 이사장직도 역임했다.

김 목사는 자신의 삶의 목표를 “(1) 신실한 남편 (2) 본이 되는 아빠 (3) 순수한 목회자 (4) 공부하는 신학자”로 공개 프로필에 명시하며, “머리와 가슴의 균형을 이루는 신앙 생활”을 추구한다고 밝힌다. 이 자기서술은 설교 방식 전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좌표가 된다.

2. 설교 구조 유형: 장기 연속 강해

공개된 설교 아카이브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단일 성경책을 수십 회에 걸쳐 연속 강해하는 방식이다.

  • 마가복음 강해: “복음의 능력” 시리즈, 50편 이상 — 허브교회 전체 시리즈 중 최다 편수
  • 갈라디아서 강해: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 — 2025년 현재 진행 중, 12편 이상
  • 출애굽기 강해: “홍해를 건너다”, “복음 이야기: 출애굽기편”
  • 요나서: “진짜 하나님이 나타날 때”
  • 창세기: “에덴 동쪽을 걷는 이들에게” — 최근 개시

구약(창세기·출애굽기·요나)과 신약(마가복음·갈라디아서)을 고르게 다루고 있어 성경 전체를 강해 범위로 삼는 균형적 접근이 드러난다. 단일 책을 50편 이상 연속으로 강해하는 방식은 성경의 장절 단위가 아니라 책 전체의 서사 흐름과 신학적 논증 구조를 포착하려는 의도와 관련이 깊다. 이 방식은 주제 설교보다 훨씬 많은 주석적 준비와 일관된 학문적 인프라를 요구한다.

창립 당시 교회를 보도한 기사에는 “유난히 고학력의 성도들이 포진하고 있는 교회이며, 담임 김주환 목사의 학력 때문에 성도들의 지식 수준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는 관찰이 담겨 있다(기독교한국신문, 2014). 장기 연속 강해라는 설교 형식은 이러한 회중 구성과도 자연스럽게 조응한다.

3. 신학적 강조점: 복음 중심 신학

설교 시리즈 제목과 창립사에서 반복되는 핵심어는 단연 “복음”이다.

창립예배 당시 김 목사는 “교회의 자원은 복음뿐이고, 복음을 자원으로 생각하고 나아갈 때 교회에 하나님의 능력과 역사가 나타난다”고 밝혔다(컵뉴스, 2014). 이 창립 선언은 이후 시리즈 제목에 구체적으로 반영된다. “복음의 능력”(마가복음), “다시 복음으로 돌아가라”(갈라디아서), “복음 이야기: 출애굽기편”처럼, 구약 본문을 다루는 시리즈에도 “복음”이라는 렌즈가 명시적으로 개입한다.

“복음 중심(Gospel-centered) 설교”는 2000년대 이후 팀 켈러(Tim Keller)를 비롯한 영미권 개혁주의·복음주의 설교자들이 이론화한 틀이다. 이 접근에서 모든 성경 본문은 — 장르와 시대를 불문하고 —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향해 수렴하는 방식으로 읽힌다. 김 목사가 예일과 하버드에서 수학한 2000년대 초반은 이 신학 운동이 영미권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활발히 논의되던 시기였다. 그 지적 환경이 그의 신학 지향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4. 지성과 신앙의 통합

2015년 허브교회는 기독교 변증학 강의 시리즈를 개설했다. “예수는 좋지만 교회는 싫다”는 현상 진단과 과학·종교의 충돌 문제를 다루는 지적 접근이었으며, 강사는 횃불트리니티의 철학신학 전공 김진혁 교수였다(컵뉴스, 2015). 이러한 교육 프로그램 기획은 설교 외적 사역에서도 지성-신앙 통합 지향이 일관됨을 보여준다.

김 목사 자신의 박사학위논문 주제 — 성령과 말씀의 우주적 서사적 확산, 누가-행전의 선교 신학 — 는 그의 복음 중심 신학 및 내러티브 접근 모두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학자가 목회자로 기능할 때, 학문적 훈련이 설교 준비의 방법론적 틀로 작동하는 것은 드물지 않은 패턴이다.

그가 공언하는 “머리와 가슴의 균형”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구체적 사역 구조를 가리킨다. 학문(횃불트리니티 전임교수)과 목회(온누리 19년·허브교회 개척)를 동시에 실천했다는 이력 자체가 이 통합 지향의 제도적 표현이다.

5. 내러티브 서사 방식

설교 제목 분석에서 나타나는 또 하나의 패턴은 이야기체 서술이다. “레아를 아십니까?”, “내 아들아 애굽에서 나오라!”, “도망”, “하나님의 러브스토리” 같은 제목들은 본문의 인물이나 사건을 청중에게 직접 호명하거나 서사의 한 장면으로 끌어당기는 방식을 취한다.

이는 김 목사의 박사학위논문이 누가-행전을 서사(narrative) 로 독해한 것과 방법론적으로 일치한다. 신약학에서 서사 비평(narrative criticism)은 본문을 역사 보고서나 교리 진술이 아니라 신학적으로 구성된 이야기 구조로 읽어내는 해석학적 틀이다. 이 서사 독해 훈련이 강단에서도 본문의 이야기 흐름을 따라가는 내러티브 설교 방식으로 이어진다.

한국 설교학 지형에서의 위치

허브교회 김주환 목사는 몇 가지 면에서 한국 교회 설교 지형 안에서 독특한 자리를 점한다.

첫째, 대형 교회 부목사직(19년)에서 소형 독립교회 개척으로의 전환이다. 온누리교회 같은 대형 조직은 설교 자원과 행정 인프라 면에서 풍부한 환경을 제공한다. 그럼에도 그는 “건물 없는 교회”를 선택했다. 이 선택 자체가 교회론적 지향을 드러낸다.

둘째, 학문과 목회의 동시 실천이다. 횃불트리니티 전임교수직(2009–2017)과 허브교회 담임목사직을 겸임한 사실은 그가 상아탑과 강단 사이의 분리를 최소화하려 했음을 시사한다.

셋째, 장기 연속 강해라는 형식 선택 자체가 특정 신학적 전제를 요구한다. 본문이 주제를 이끌어야 한다는 원칙, 성경 각 책이 독자적인 신학적 논증 구조를 가진다는 믿음 없이는 수십 편의 연속 강해가 유지되기 어렵다.

마치며

김주환 목사의 설교 스타일은 공개 자료 메타데이터 수준에서 귀납할 때 세 축으로 요약된다: 장기 연속 강해, 복음 중심 신학, 지성-신앙 통합 지향. 하버드 신약학 박사로서의 학문적 훈련은 이 세 축 모두의 배경으로 작용한다.

경영학도에서 하버드 박사로, 19년 부목사에서 “건물 없는 교회” 개척자로, 신학교 교수에서 서울 도심 독립교회 담임목사로 이어지는 이력은 지성과 신앙의 통합이라는 설교 지향을 구조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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