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 분석

임형규 목사의 설교 스타일 — 일상 언어로 복음을 건네는 정체성 설교

라이트하우스 서울숲교회 담임 임형규 목사는 라이트하우스무브먼트 유튜브 채널에 187편이 넘는 설교 영상을 올려 왔다. 아브라함 시리즈, 마가복음 시리즈, “나는 누구인가” 시리즈, “질문에 답하다” 시리즈. 설교를 듣다 보면 왜 이 채널에 회중이 생겼는지 이해된다. 이 글은 실제 자막을 통해 확인한 그의 설교 방식을 구조·예화·강조점·귀결 방식의 네 축으로 살펴본다.

대중문화에서 출발하는 예화의 언어

임형규 목사의 설교는 바깥에서 시작한다. 성경 본문을 먼저 꺼내는 대신, 청중이 이미 알고 있는 세계로 먼저 들어간다.

시편 37편 설교는 법정 스님 이야기로 시작한다. 한 신문기자가 스님에게 “도를 닦으면서 제일 힘든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스님의 대답은 “사람이 제일 힘듭니다”였다. 속세를 떠났는데도 절에 찾아오는 사람들, 말을 듣지 않는 스님들, 까다로운 보살님들. 임형규 목사는 여기서 “결국 스님도 사람이 힘들구나”라고 청중과 함께 키득거리다가, 자연스럽게 “꼴보기 싫은 사람이 있어요”라는 오늘의 주제로 넘어간다.

로마서 8장 설교는 TV 프로그램 ‘이혼숙려캠프’로 시작한다. 거기 나온 목사 커플 이야기를 꺼내며 “목사도 부부 관계가 힘들 수 있다”고 운을 뗀 뒤, 그 남편의 ‘과도한 자기 연민’이 문제의 핵심임을 집어낸다. 그리고 그것이 “예수를 만나면 어떻게 치유되는가”로 전환된다. 누가복음 14장 설교에서는 이탈리아 속담 “아람피카르 술리스키(거울 위를 기어오르다)“를 도입부에 쓴다. 전날 저녁 발음을 연습했다고 밝히는 솔직함이 청중과의 거리를 좁힌다.

비기독교적 맥락을 예화로 쓰는 것은 의도적인 방법론이 아니라 그의 사고 방식 자체처럼 보인다. 그 맥락들은 성경 본문이 응답하는 질문을 미리 청중 안에서 살려 내는 기능을 한다.

”나는 누구인가”와 정체성 설교의 축

라이트하우스 서울숲교회에서 진행한 “나는 누구인가(Who Am I)” 시리즈는 임형규 목사의 설교 강조점이 집약된 시리즈다. 각 편의 부제가 그 구조를 보여준다. “나는 믿음의 사람이다(로마서 8:31-39)”, “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다(로마서 5:5)”, “나는 죄에 맞서는 사람이다(히브리서 12:1-5)”, “나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다(잠언 24:15-16)”, “나는 세상과 구별된 사람이다(로마서 12:2)”.

설교 구조는 일관된 흐름을 밟는다. 먼저 그 정체성을 부정하게 만드는 현실 경험을 충분히 펼친다. 자기 연민, 반복되는 실패, 관계의 상처, 세상 기준에 끌리는 마음. 그 다음 성경 본문이 그 상황에 말 거는 방식을 추적한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로 귀결된다.

이 패턴은 정체성을 먼저 흔들고 그 자리에 다시 채워 넣는 방식이다. 청중에게 “당신은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이렇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라는 대화 형식이다.

시리즈 강해의 구조와 복습의 역할

임형규 목사는 시리즈 강해를 즐겨 쓴다. 아브라함 시리즈(창세기 12~16장), 마가복음 시리즈, 사사기 시리즈, 사무엘상 “Change or Die” 시리즈, “결정의 순간” 시리즈. 각 시리즈는 수개월에 걸쳐 이어진다.

각 편은 자체 완결적이면서도 이전 편과 연결되어 있다. 연결 방식이 특징적이다. 설교 시작 부분에서 지난주 내용을 서사적으로 요약한다. 아브라함 시리즈 7편 설교에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아브라함이 여기 있는 거 같아요. 너무 입체적이고 복합적이고 어떤 날에는 믿음의 선택을 하고 어떤 날은 또 자빠지고 오늘은 또 되게 불안해하고 의심을 하거든요. 그런 아브라함이라는 한 사람이 제 친구처럼 느껴져서 친밀함을 느낀 것 같은데 여러분들도 아브라함을 통해서 아브라함 속에 내가 있거든요.”

복습이 단순 요약이 아니라 인물에 대한 목사의 감정과 시각을 함께 나누는 방식이다. 이것이 시리즈 설교를 통한 공동체 형성의 역할을 한다. 청중이 아브라함이라는 한 인물의 삶을 수개월에 걸쳐 함께 걷는 경험을 하게 된다.

원어 풀이: 의미 명확화를 위한 도구

임형규 목사의 설교에서 원어 활용은 학문적 무게감보다 의미의 정확성을 위한 도구로 기능한다. 창세기 16장 설교에서 “멸시”라는 단어를 풀이하며 “원어로는 미미한, 작은이라는 단어입니다. 그러니까 작은 것을 받았습니다. 근데 실제로 물리적으로는 작게 받았는데 자기 마음속에서 스크래치가 큰 거죠”라고 설명한다. 작은 무시를 크게 받아들이는 심리가 학대로 이어지는 구조를 원어 한 단어로 선명하게 드러낸다.

창세기 15장 설교에서는 “상급”의 원어가 “보상”임을 밝히며 “당신의 인생에는 보상이 필요합니다. 여러분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여러분들이 원하던 그 보상이 나에게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현실에 접착시킨다. 원어 설명이 두세 문장을 넘지 않으면서 본문의 뉘앙스를 현재의 경험으로 번역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원어 풀이는 짧게 전달되지만 그 이면에는 정확한 어휘 확인이 전제되어 있다. 디디모랩 자료집처럼 절별 원어 분석을 미리 정리해 둔 자료가 있다면, 임형규 목사가 두세 문장으로 압축해 전달하는 이런 원어 해설을 설교 준비 단계에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확인하고 검증할 수 있다.

복음 귀결: 설교의 마무리 패턴

임형규 목사의 설교는 거의 예외 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마무리된다. 어떤 주제로 시작하더라도 마지막 단락에서는 예수님이 무엇을 버리셨는가, 십자가에서 무엇을 받으셨는가, 그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능하게 하는가로 이어진다.

누가복음 14장 “핑계의 정석” 설교 마무리가 이 패턴을 잘 보여준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해 안정을 버리고, 성장을 버리고, 관계를 버리셨다. 우리가 하나님의 초대를 핑계로 거절하는 그 자리를 예수님이 먼저 들어가 감당하셨다. 그 결말은 “그러므로 당신을 다시 초대하고 계십니다. 손님이었지만 이제는 신부로”라는 선언이다.

“꼴보기 싫은 사람” 설교는 온유함이 결론이 되고, 그 온유함의 근거로 예수님의 온유함이 놓인다. “나는 누구인가” 시리즈의 각 편은 그리스도 안에서 그 정체성을 이미 받았다는 선언으로 마친다. 출발점은 일상이지만 도착점은 언제나 동일하다. 설교 구조의 이 일관성이 시리즈가 거듭되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이유다.


참고 영상 (실제 자막 분석에 사용된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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