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 분석
이찬수 목사의 설교 스타일: 긍휼과 솔직함으로 빚은 논증 설교
이찬수 목사의 설교 스타일: 긍휼과 솔직함으로 빚은 논증 설교
목회자와 설교자
이찬수 목사(1961년생)는 경북대 재학 중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해 일리노이 대학교(UIC)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뒤, 귀국해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사랑의교회에서 약 10년간 청소년부(재적 1,300여 명)를 담당하며 옥한흠 목사에게 “가장 사랑하는 제자”라는 평을 받았다. 2002년 옥 목사의 권유로 분당우리교회를 개척해 초기 30명에서 약 10년 만에 2만여 명 규모로 성장시켰다.
2012년 그는 이른바 ‘일만성도파송운동’을 선언하며 대형교회 성장 노선을 공개적으로 포기했다. 650억 원대 교회 건물을 10년 후 교회와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공표하고, 실제로 교회 분립과 규모 축소를 진행해 왔다. 이 행보는 그의 목회 철학과 설교 스타일이 어떤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배경이 된다.
설교의 구조: 논증 혼합형
이찬수 목사의 설교는 정형화된 3대지 설교보다는 논증 혼합형에 가깝다. 아트설교연구원의 김도인 목사는 2019년 기독일보·크리스천투데이에 게재한 분석(“《삶으로 증명하라》로 본 이찬수 목사 설교의 10가지 특징”)에서 그 구조를 이렇게 서술했다.
“논증 3~5개 후 반드시 적용을 진행하며, 설교의 약 30%를 적용에 할애한다.”
이 패턴은 본문 해설보다 본문으로부터 이끌어낸 ‘논증’을 여러 각도에서 제시한 다음, 마지막 단락에서 삶의 적용으로 귀결시키는 흐름이다. 각 논증은 독립적인 소단원이라기보다 하나의 중심 명제를 여러 방향에서 조명하는 형태로 연결된다. 이재영 목사(대구 아름다운교회)는 같은 해 크리스천투데이 분석에서 “설교가 길지만 지루하지 않다”며 “적용적인 논증은 그 자체로 이미 적용이 된다”고 평했다.
원어 분석이나 역사적 배경의 상세한 인용은 이찬수 목사의 설교에서 두드러지지 않는다. 그의 설교는 학문적 주해보다 적용 중심 구어체로 흐른다. 신학 서적과 인문학 서적을 균형 있게 도입부에서 인용하되, 그 인용은 본문 해석의 논거이기보다 청중의 마음을 여는 관문 역할을 한다.
언어의 선명화: 대비 개념쌍
이찬수 목사 설교의 언어적 특징 가운데 하나는 대비 구조를 통한 개념 선명화다. 김도인 목사의 분석은 그 사례들을 이렇게 정리한다.
- ‘하트파워 vs. 소프트파워’
- ‘진짜 사랑 vs. 사이비 사랑’
- “사랑은 낭비다” / “거룩한 낭비”
- “명사로 가두어 놓은 사랑을 동사로 해방시켜야 한다”
- “믿음은 선구안이다”
이들 표현은 단순한 수사적 장식이 아니라 메시지의 뼈대 역할을 한다. ‘사랑을 명사에서 동사로’라는 구도는 설교 전체를 하나의 방향으로 끌고 가는 중심 은유이고, ‘선구안’은 추상적인 믿음을 야구 타자의 눈에 비유해 청중이 즉각 체감하도록 만드는 번역이다. 김도인 목사는 “대비되는 단어를 사용하면 설교가 선명해진다”는 원칙이 이찬수 목사 설교에서 일관되게 실현된다고 평가했다.
자기고백: “아주 완벽하거나 아주 솔직하거나”
이찬수 목사 설교 스타일의 중심축은 자기고백적 솔직함이다. 그는 설교 중 자신의 연약함과 실패를 청중과 공유하는 방식을 의식적으로 선택한다. 기독일보 2010년 프로필에 실린 그의 발언은 그 이유를 직접적으로 밝힌다.
“거룩의 상징처럼 행동하다 결국 상처를 주고 실망을 주던 목회자들을 많이 봤습니다. 지도자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아주 완벽하거나 아주 솔직하거나.”
완벽하게 보이는 길을 선택하지 않겠다는 이 선언은, 설교 안에서도 그대로 구현된다. 설교 중 “저도 약합니다. 여러분과 똑같이 흔들립니다”라는 고백이 반복되는 것은 청중에게 동정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설교자와 청중 사이의 거리를 의도적으로 좁히는 장치다.
이 자기개방성은 목회 방법론에도 이어진다. 2025년 세미나(아멘넷 보도)에서 이찬수 목사는 35년 사역을 돌아보며 초창기 자신이 “설교 능력, 성도들의 긍정적 평가 등 외적인 ‘기능’에 철저히 초점을 맞추었다”고 고백했다. 심방조차 “과업 완수”처럼 여겼던 과거를 공개적으로 나눈 것이다.
”집밥 설교”: 관계와 긍휼의 목회 철학
같은 2025년 세미나에서 이찬수 목사는 자신이 지향하는 설교를 “집밥 설교”라고 표현했다(아멘넷 보도). 그 의미를 그는 이렇게 풀었다.
“정형화된 레시피 같은 설교가 아닌, 때로는 투박하고 부족해 보여도 성도들의 삶의 이야기와 아픔에 귀 기울이며 만들어내는 사랑이 담긴 설교.”
이 표현은 단순한 겸손의 수사가 아니라 설교 준비의 출발점을 설명한다. 갓피플 저자 인터뷰에서 그는 “진정성 있는 설교의 핵심은 ‘상대방에 대한 긍휼한 마음’이며, 성도들이 어떤 상황과 마음을 가지고 교회에 왔는지를 헤아리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는 설교 준비가 본문 연구 이전에 청중 이해에서 출발함을 뜻한다.
이재영 목사의 외부 분석도 이 지점을 확인한다. “청중 마음 읽기가 탁월하다”는 평가는, 설교의 논리 구조보다 청중의 삶과 감정에 먼저 닿으려는 지향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 목사의 분석은 또 “성경과 세상, 자신의 이야기 등을 다양하게 인용해 논증법에 따른 논증과 적용”을 구사한다고 요약했다.
구어체와 접근성
원어 분석이 드문 대신, 이찬수 목사의 설교는 구어체가 강하다. 신학적 개념을 일상 언어로 번역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믿음은 선구안이다”나 “사랑을 동사로 해방시켜야 한다”는 표현들이 이를 보여준다. 이는 비신자 또는 신앙 초기 단계의 청중에게도 메시지가 막히지 않고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이다.
이재영 목사가 “예화가 조금 긴 편” “비슷한 적용이 반복되는 부분”을 아쉬운 점으로 꼽은 것은 이 접근법의 반대 면이다. 청중 공감을 최우선으로 삼다 보면, 논거가 충분히 쌓인 이후에도 설명이 이어지거나, 적용의 방향이 비슷한 패턴 안에서 반복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일만성도파송운동과 설교의 방향
2012년 이후 이찬수 목사의 설교는 ‘성장’보다 ‘파송’과 ‘긍휼’의 언어를 더 자주 담기 시작했다는 것이 외부 관찰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일만성도파송운동’은 규모 경쟁이 아닌 분산과 섬김을 교회의 방향으로 선언한 것이었고, 설교는 그 방향을 회중에게 지속적으로 상기시키는 주요 통로가 되어 왔다.
설교학적 접근보다 목회 윤리와 공동체론적 설교 방향이 결합된 사례로, 그의 설교는 단순히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목회자가 어떤 공동체를 지향하는가와 긴밀히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 준다.
정리
이찬수 목사의 설교를 설교학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구조: 논증 혼합형 (논증 3~5개 + 적용 약 30%), 정형 3대지보다 유연한 흐름
- 언어: 대비 개념쌍을 통한 선명화, 구어체·일상 번역 중심
- 태도: 자기고백적 솔직함, 청중 긍휼 우선
- 원어·역사배경: 두드러지지 않음; 학문적 주해보다 삶의 적용에 방점
- 철학: 본인 표현으로 “집밥 설교” — 정형 레시피보다 관계와 진정성
주요 출처: 기독일보(2010·2019), 크리스천투데이(2019), 아멘넷(2025), 갓피플 저자 인터뷰. 학술 논문은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았으며, 분석은 저널리즘 출처와 본인 직접 발언에 근거한다.
댓글
댓글 남기기
작성한 댓글은 검토 후 공개됩니다. 이름과 댓글 내용만 저장되며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않습니다.
이런 글도 있어요
preacher-style
이야기로 성경을 읽는 설교자 — 안용성 목사의 서사 비평적 설교
GTU 박사 과정에서 연마한 서사 비평과 탈식민주의 비평이 예전적 예배 설교로 이어지는 안용성 목사(그루터기교회)의 방법론을 살핍니다.
preacher-style
교회력을 따라 걷는 설교자 — 최주훈 목사의 예전적 설교
중앙루터교회 최주훈 목사의 설교 방법론을 분석한다. 성서정과(RCL) 기반의 예전적 설교, 명화 도상학을 통한 신학 전달, 그리고 루터 신학의 공공신학적 확장을 중심으로.
preacher-style
히스토리텔러의 강단 — 한홍 목사의 설교 스타일
역사 서사와 리더십 철학을 설교 문법으로 통합한 한홍 목사(새로운교회)의 내러티브 설교 방법론을 살펴본다.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