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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알고 보니

미켈란젤로의 모세상에는 왜 뿔이 있을까

로마의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모세상에는 작은 뿔 두 개가 있다. 출애굽기에서 빛나는 얼굴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조각가가 다른 성경을 읽은 것인지 궁금해질 수 있다. 실제로 서방에서 익숙했던 라틴어 표현은 오늘날 한국어 성경의 ‘광채’와 사뭇 다르다.

흔히 듣는 설명은 간단하다. 히에로니무스가 히브리어를 잘못 번역했고, 미술가들이 그 실수를 따라 했다는 것이다. 라틴어 번역과 모세상의 연결은 분명하지만, 그 번역이 왜 나왔는지에 관한 판단은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

하나님과 말한 뒤 달라진 얼굴

출애굽기 34장 29~35절은 금송아지 사건 이후 모세가 돌판을 들고 시내산에서 내려오는 장면이다. 하나님과 말한 뒤 그의 얼굴에 변화가 생겼고, 백성은 가까이 가기를 두려워한다. 오늘날 대부분의 번역은 히브리어 동사 קָרַן(카란)을 ‘빛나다’ 또는 ‘광채가 나다’로 옮긴다.

이 동사는 보통 ‘뿔’을 뜻하는 명사 קֶרֶן(케렌)과 관련된다. 우연히 모양만 닮은 별개의 단어가 아니다. 성경의 시적 표현에서는 뿔과 빛줄기의 이미지가 만난다. 하박국 3장 4절도 하나님 손에서 나오는 광채를 묘사하면서 관련된 명사를 사용한다. 문제는 그 이미지를 다른 언어로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다.

고대 그리스어 번역인 칠십인역은 모세 얼굴이 영광스럽게 되었다는 표현을 쓴다. 이는 본문의 변화를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방향에서 읽은 오래된 증거다. 동방의 그리스어 전통을 설명할 때에도 그 매개가 히브리어 직접 번역인지 칠십인역인지 구별해야 한다.

미술가들이 이어받은 라틴어

히에로니무스의 불가타는 출애굽기 34장 29절을 cornuta esset facies sua, 곧 그의 얼굴에 ‘뿔이 났다’는 표현으로 옮긴다. 뒤의 절들에도 비슷한 말이 반복된다. 라틴어 성경을 읽는 독자와 미술가에게 뿔은 성경과 무관한 상상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번역자가 히브리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일까? 현대의 논의에는 히에로니무스가 원문의 뿔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보존했다는 설명도 있다. 보리스 나이무신의 연구는 이 구절을 기초적인 번역 실수로 취급하는 데 이의를 제기한다. 이런 설명이 모든 현대 번역에 ‘뿔’을 쓰도록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려운 번역 선택을 무지한 번역자의 일화로 바꾸기 전에 그 선택의 배경을 살펴야 한다는 뜻이다.

미켈란젤로의 모세상, 로마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 미켈란젤로, 『모세』, 1513~1515년경 · 로마 산 피에트로 인 빈콜리 성당 · 사진 Szilas, 퍼블릭 도메인으로 공개. 이미지 정보.

번역에서 도상으로

미켈란젤로가 뿔 달린 모세를 처음 만든 것은 아니다. 루스 멜링코프의 『The Horned Moses in Medieval Art and Thought』는 그 조각상보다 앞선 중세의 전통을 연구한다. 불가타가 서방에서 큰 권위를 가졌다는 사실과, 모든 사람이 다른 본문을 전혀 몰랐다는 주장은 같지 않다. 이미지가 같은 방식으로만 읽혔다고 할 수도 없다.

인물을 알아보게 하는 미술의 상징은 관습 속에서 여러 의미를 얻는다. 뿔이 보인다고 무조건 악마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인물과 장면, 도상의 전통을 살펴야 한다. 모든 모세상을 적대적인 의도의 산물로 보는 것도, 모든 미술가가 히브리어를 직접 확인했다고 보는 것만큼 조심해야 한다.

성경공부에서 살펴볼 지점

오늘날 독자는 출애굽기에서 광채를 읽는다. 라틴어 전통과 조각상은 그 본문이 수용된 또 다른 단계를 보여준다. 번역어가 시각적 표현으로 굳어지면, 그 말을 선택했던 시대가 지나도 이미지는 오래 남을 수 있다.

성경공부에서는 먼저 이야기의 중심을 읽을 수 있다. 하나님과의 만남이 모세의 얼굴을 바꾸고, 백성이 그에게 다가가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그다음 히브리어·그리스어·라틴어의 표현을 비교해 보자. 모세상은 유명한 오역을 비웃는 소재를 넘어, 번역과 해석이 어떻게 공동체의 기억을 형성하는지 묻는 출발점이 된다.

참고자료

디디모랩은 원어와 역사적 배경을 함께 살피는 설교 준비 자료집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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