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 분석
김서택 목사의 설교 스타일 — 주석이 이야기로 변환되는 강해설교
김서택 목사의 설교 스타일
주석이 이야기로 변환되는 강해의 현장
“강해설교는 어렵지만 하나님 음성이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인터뷰에서 김서택 목사가 남긴 이 말은 그의 설교 신학을 단적으로 요약한다. 설교자의 수사나 감동적 언어가 본문보다 앞서는 방식이 아니라, 본문 자체에 생명력이 있어 그것이 청중에게 전달될 때 변화가 일어난다는 신념이다.
1955년생인 김서택 목사는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수학한 뒤 총신대학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를 마쳤다. 1989년 서울에 제자들교회를 개척하여 약 11년간 사역했고, 2000년 대구동부교회 제3대 담임목사로 부임하여 25년을 섬겼다. 그 기간 성경 66권 전체에 대한 강해설교를 완성하고 이를 150여 권의 설교집으로 출판했다. 2024년 원로목사로 추대되었다.
이 글의 핵심 관찰:
- 구조: 절별 순차 강해 — 본문을 단위별로 전개하되 이야기를 생생하게 재구성하여 전달
- 강조점: 말씀과 삶의 연결; 청중이 본문 세계 안에서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
- 방법론: 학술 주석(칼빈·알더스 등) 중심의 철저한 준비, 그러나 강단 전달은 서사적 재구성으로 전환
설교 구조: 절별 순차 강해와 서사 재구성
김서택의 설교 방식은 강해설교(expository preaching)의 틀 안에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절별 순차 진행을 기본 골격으로 삼는다. 본문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순서대로 해설하되, 단순한 주석 낭독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강해설교를 “주해설교가 잎사귀까지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강해설교는 숲과 나무를 함께 보는 것”으로 정의한다. 큰 흐름과 세부를 동시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실제 설교에서 가장 두드러진 전달 특징은 성경 이야기를 현장감 있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본문 속 인물과 사건을 청중이 직접 목격하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묘사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원어(히브리어·헬라어) 단어를 강단에서 직접 인용하거나, 칼빈·루터 등 신학자의 이름을 거명하는 방식은 전면에 나서지 않는다. 대신 본문 내용 자체가 살아있는 장면처럼 재현된다. 그가 말한 “청중이 시편의 세계 안에서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말씀”이라는 표현은 이 전달 방식의 목표를 잘 설명한다.
설교의 주일별 배치도 청중 구성에 맞게 조율되어 있었다. 주일 오전에는 초신자가 들어올 수 있는 복음서 위주, 주일 오후에는 교리 중심의 서신서, 수요·금요 예배에서는 시가서와 선지서를 다루는 방식이었다.
설교의 강조점: ‘적용이 있는 해석’
김서택 설교의 일관된 지향점은 **“적용이 있는 해석”**이다. 본문을 학문적으로 분석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반드시 오늘의 삶과 연결 짓는다. 그는 설교 준비 시 “교인들을 떠올리며” 본문 관련 생각을 메모하는 ‘프리노트’ 작성이 핵심 단계라고 설명했다. 성경 본문에 대한 신학적 분석과 구체적인 목회적 시선이 준비 단계에서부터 함께 작동하는 방식이다.
방법론적 원칙으로는 총체적 성경해석을 강조한다. 교리적 방법, 구속사적 방법, 귀납적 방법 중 어느 하나에 편중하지 않고 이를 상황에 맞게 혼합하여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다양한 악기가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아름다운 교향곡을 완성하는 것”에 비유했다. 개혁주의 신학 전통(총신 계열)이 뼈대를 이루지만, 그것이 특정 방법론의 경직된 적용으로 나타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준비와 전달의 두 층위
이 지점에서 설교 스타일 분석에서 흥미로운 관찰이 생긴다. 인터뷰와 강연에서 김서택이 강조하는 준비 방식은 상당히 학술적이다. 창세기 강해를 할 때 알더스(Alders) 주석과 칼빈 주석을 주요 참고 자료로 활용했다고 밝혔으며, 편당 7~8시간을 설교 준비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학술 주석 중심의 깊이 있는 연구가 준비의 근간이다.
그런데 실제 강단에서 전달된 설교들을 들으면, 그 학문적 과정이 직접적으로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원어 분석이나 신학자 직접 인용보다, 본문 이야기를 청중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는 방식이 중심이 된다. 이른바 서사 재구성형 강해가 전달의 기본 방식이다.
이 두 가지—학술 주석 연구 중심의 준비와 서사 재구성 중심의 전달—는 모순이 아니다. 학술 연구가 설교의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작동하고, 강단에서는 그 결과물이 청중이 접근하기 쉬운 이야기의 형태로 변환되는 구조로 읽힌다. 어린이 설교는 “강해식이 아닌 이야기식으로 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청중에 따라 전달 방식을 달리 조율하는 것이 그의 의식적 선택임을 보여준다. 이 원칙이 장년 회중을 대상으로 한 강해설교에서도 작동한다고 볼 수 있다—다만 이야기의 밀도와 신학적 깊이의 비율이 달라질 뿐이다.
디디모랩 자료집과 연결한다면, 이 설교 스타일에는 본문 배경 섹션과 절별 주석 갈래가 자연스럽게 맞는다. 김서택의 설교처럼 성경 이야기의 생생한 재현이 전달의 핵심일 때, 자료집의 역사·문화적 배경 정보는 본문 세계를 더욱 구체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직접 활용될 수 있다.

참고자료
- 주간기독신문, “13년 만에 성경 66권 강해설교 마친 김서택 목사,” 2007. https://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77082
- 주간기독신문, “미니인터뷰 — 김서택 목사,” 2000. https://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135
- 크리스천투데이, “김서택 목사의 목회비전과 강해설교,” 2003.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152611
- 크리스천투데이, “김서택 목사의 설교집,” 2003.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154278
- 주간기독신문, “[희망릴레이] 우리 시대 건강한 교회를 찾아서 (19) 대구동부교회,” https://www.kidok.com/news/articleView.html?idxno=94010
- 투데이N, “대구동부교회 김서택 원로목사 추대예배,” 2024. http://www.todayn.net/news/articleView.html?idxno=412615
- 김서택, 『창세기 강해설교집』 전10권 (두란노).
- 김서택, 『시편 강해』 1~5권 (두란노).
- 김서택, 『내가 죽도록 사랑한 말씀 — 잠언 강해』 (두란노).
댓글
댓글 남기기
작성한 댓글은 검토 후 공개됩니다. 이름과 댓글 내용만 저장되며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않습니다.
이런 글도 있어요
preacher-style
설교자는 매개일 뿐이다 — 노진준 목사의 강해와 변증
PCM(설교코칭사역원) 공동대표 노진준 목사는 개혁주의 신학과 변증학 훈련을 바탕으로, 설교자를 변화의 주체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기억나게 하는 매개로 규정하는 강해 설교를 전개한다.
preacher-style
논리적 강해, 복음의 우직함 — 화종부 목사의 설교 스타일
남서울교회 화종부 목사의 설교 방법론을 분석한다. 마틴 로이드 존스의 논리성을 계승한 강해설교 구조, 예수 중심 설교 신학, 연속 강해 준비 방식을 공개 인터뷰와 저서를 근거로 살핀다.
preacher-style
박영선 목사의 설교 스타일 — 하나님의 열심을 설파한 강해 설교자
남포교회 창립자 박영선 목사의 설교 방식을 구조·강조점·신학적 해석 방법론의 세 축으로 살펴봅니다.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