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평신도를 위한 통독

시편 88장 — 빛 없이 어둠 속에서 끝나는 가장 어두운 기도

한눈에 보기

시편 가운데 유일하게 위로 없이 끝나는 이 시는, 구원의 하나님께 밤낮으로 부르짖으며 생명이 스올에 가까웠다고 호소하며 시작한다. 자신을 무덤에 내려간 자와 다름없이 여겨 하나님의 손에서도 끊어진 것 같다고 느끼며, 가장 깊은 웅덩이와 어둠 속에 놓여 주의 노가 심히 누른다고 고백한다. 아는 자들도 멀리하고 가까운 친구조차 미워하는 자가 되어 갇혀서 나갈 수 없게 되었다며, 죽은 자에게는 주의 기이한 일도 알려지지 않는다고 되묻는다. 어려서부터 고난을 겪고 죽음에 가까웠으며 사랑하는 자와 친구조차 멀리하게 되어 흑암만이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는 절망적인 고백으로 끝난다.

어려운 표현 풀이

다른 애가들이 대개 탄식에서 시작해 찬양이나 확신으로 전환되는 데 반해, 이 시는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위로의 전환도 없이 어둠 속에서 그대로 끝난다는 점에서 시편 전체 가운데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시가 성경에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신앙이 늘 해결된 결말을 요구하지 않으며 해답 없는 고통도 정직하게 기도로 가져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원어 한 단어

בּוֹר(bôwr, 히브리어)— 구덩이, 웅덩이

자신이 가장 깊은 이 단어로 표현된 웅덩이와 어둠 속에 놓였다고 고백하는 구절에 쓰인 명사다. 이 시 전체를 지배하는 캄캄한 이미지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표현으로, 마지막까지 그 어둠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시가 끝난다.

묵상 포인트

해결되지 않은 채 끝나는 이 시는, 응답 없는 어둠 속에서도 하나님께 부르짖는 것 자체가 이미 신앙의 한 형태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통독은 성도님이, 설교 준비는 목사님께 선물하세요

원어 분석·역사적 배경·고전 설교·현대 주석까지 담은 설교 준비 자료집 구독권을 섬기시는 목사님·전도사님, 또는 함께 사역하는 동역자께 선물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