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를 위한 통독
이사야 64장 — 창조자 아버지 앞에 선 공동체의 고백 기도
한눈에 보기
64장은 63장에서 이어지는 이스라엘 공동체의 탄원 기도 후반부다. 과거의 놀라운 구원 행위를 회상하며 지금도 개입해 달라고 간구한다. 공동체는 자신들의 죄를 낱낱이 고백하되 오직 하나님의 은혜만을 의지한다. 제의가 무너지고 성전이 불탄 참혹한 현실 앞에서, 오직 하나님이 아버지이시고 창조자이심을 붙들고 포기하지 않는다. 이 장은 철저한 자기 고백과 하나님을 향한 신뢰가 공존하는 이스라엘 기도 전통의 정점에 해당한다.
어려운 표현 풀이
창조자와 피조물의 관계를 빚는 이와 빚어지는 것의 비유로 표현하는 것은 이사야 45장에서도 쓰인 이미지지만, 64장에서는 심판이 아니라 탄원의 맥락에서 등장한다. 피조물이 스스로의 결함을 인정하면서도 창조자에게 버려지지 않기를 구하는 역설적 신뢰가 이 기도의 핵심이다.
원어 한 단어
אָב(ʼâb, 히브리어)— 아버지
아브는 구약에서 하나님을 가리키는 호칭으로 비교적 드물게 쓰인다. 64장에서 이스라엘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것은 가장 친밀한 신뢰의 표현이며, 동시에 부모에게 호소하는 어린아이의 취약성을 담고 있다. 이 호칭은 신약에서 아바 아버지로 이어진다.
묵상 포인트
기도는 내세울 공적이 없을 때 더 순수해진다. 64장의 공동체는 자신의 결함을 고백하면서도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믿음을 놓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