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 분석

하용조 목사의 설교 스타일: 큐티식 강해설교와 사도행전적 교회 비전

하용조 목사는 누구인가

하용조 목사(1946–2011)는 온누리교회 창립 담임목사이자 두란노서원 설립자다. 1985년 서울 용산구에서 예배를 시작해 한국에서 손꼽히는 대형교회로 성장시킨 인물이며, 2011년 8월 소천하기까지 26년간 담임목사로 섬겼다. 그는 설교자이기 이전에 출판과 미디어를 통해 한국 교회 전반의 신앙 문화에 영향을 준 목회자였다. 《생명의 삶》 월간 묵상지, 《빛과 소금》, 《목회와 신학》 등의 정기간행물이 그의 이름과 함께 탄생했고, 이 매체들은 교인들의 일상 묵상 습관 형성에 직접 기여했다.


설교 구조의 특징: ‘큐티식 강해설교’

하용조의 설교를 분류할 때 가장 자주 사용되는 학술 용어는 **‘큐티식(QT) 강해설교’**다. 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 정미형의 박사논문(2014)은 이 형식을 집중 분석한 대표 연구다. 논문 제목 자체가 “사도행전적 교회를 세운 하용조의 큐티식 강해설교에 관한 연구”(KDMT1201465370)로, 하이델베르크 설교분석방법(Heidelberg Method of Sermon Analysis)을 적용해 형식·내용·전달 세 축에서 분석했다.

큐티식 강해설교의 핵심은 본문 중심의 강해 틀에 묵상과 적용 중심의 QT 구조를 결합하는 데 있다. 일반 강해설교가 본문의 의미 해석에 집중한다면, 하용조 방식은 해석 이후 즉각 ‘오늘 나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수렴하는 흐름을 설교 구조 안에 내장한다. 성경 본문을 중심에 두되, 이를 묵상의 언어로 회중에게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형식은 그가 교인들에게 권장한 개인 QT 습관과 맞닿아 있다. 두란노에서 출판한 《하용조 목사의 큐티하면 행복해집니다》(2008)는 이 접근법의 신학적 배경을 일반 독자 언어로 풀어낸 텍스트다. 강단 설교와 개인 묵상 사이의 연속성—목회자가 주일 설교에서 예시하고, 교인이 일상에서 동일한 QT 방법으로 본문을 대하는 구조—이 온누리교회 신앙 형성의 핵심 회로였다.


수용자 중심 설교 철학

연세대학교 유상현 교수는 한국교회사학연구원이 2005년 개최한 학술 발표회(두란노, 2005)에서 하용조 설교를 ‘수용자 중심(receiver-centered)’ 철학으로 분석했다. 이는 선지자적 선포(prophetic proclamation)를 우선하는 전통적 강해 모델과 구분되는 접근이다.

선지자적 설교는 본문에서 권위 있는 메시지를 추출해 회중에게 선포하는 방향성을 갖는다. 수용자 중심 설교는 같은 본문을 청중이 처한 삶의 현장, 감정 상태, 이해 방식과의 접점에서 풀어낸다. 하용조의 설교에서 청중은 수동적 수신자가 아니라 설교자가 메시지를 구성할 때 능동적으로 고려하는 대화 상대다.

이 철학은 구체적인 설교 언어에서 드러난다. 그는 신학 전문 용어보다 일상 언어를 선호했고, 본문 해석 이후 삶의 적용 단계로 전환하는 속도가 빠른 편이었다. 원어나 역사적 배경 설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메시지의 토대 역할에 머물고 감성적 전달과 현장 적용이 설교의 전면으로 나왔다.


신학적 좌표: 복음주의와 성령 운동의 결합

장로회신학대학교의 강사문 교수는 같은 학술 발표회(2005)에서 하용조 설교의 칼뱅적 특징을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복음적·기독론적·현실적·사명감 고취·삼위일체적이며 설득력 탁월”하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한영태는 하용조의 신학이 장로교 칼뱅주의와 웨슬리안 성결 신학을 혼합하며, 예정론보다 ‘선택’을 강조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좌표는 한국 개신교 내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장로교 전통에서 출발하면서도 성령 운동의 감성과 은사에 열린 목회였고, 이것이 설교 어조에 반영되었다. 신학적 정밀성과 감성적 공명이 같은 설교 안에 공존하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선교 비전과 설교 어조: 사도행전적 교회

하용조 설교의 또 다른 축은 선교 비전이다. 《사도행전적 교회를 꿈꾼다》(두란노, 개정2판 2010)는 그의 교회론과 목회 철학을 집대성한 텍스트로, 설교 신학의 토대 문헌으로 꼽힌다. “Acts29(사도행전 29장)“—성경에 없는 이 챕터를 현 세대 교회가 써 나가야 한다는 비전—이 그의 설교 전반에 흐르는 선교적 긴장감의 원천이다.

《나는 선교에 목숨을 걸었다》(두란노, 2008)는 선교 메시지 설교 모음집으로, 회중을 ‘선교사로 부르는’ 설교 어조가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그의 설교에서 회중은 청중이면서 동시에 파송받는 존재다. 설교가 끝날 때 사람들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게 만드는 구조는 이 선교 비전과 직결된다.

러브 소나타(Love Sonata) — 2007년부터 일본 각 도시에서 개최된 전도 집회 — 는 이 비전의 구체적 실천 형태였다. Jennings(2020)의 연구(Ecclesial Futures, Vol. 1, No. 2, DOI: 10.54195/ef12042)는 러브 소나타를 하용조의 ‘문화 전도 전략’으로 분석하며, 설교 스타일이 대규모 문화 이벤트 형식과 결합한 방식을 다룬다.


텍스트로서의 설교: 강해서 전집

하용조 설교 스타일을 텍스트로 확인할 수 있는 1차 자료는 소천 10주기(2021)에 출판된 《하용조 강해서 전집》 전24권(두란노, ISBN 9788953135147)이다. 창세기·느헤미야·이사야·마태복음·요한복음·사도행전·로마서·에베소서·히브리서에 걸친 방대한 분량이다.

이 전집의 구성 자체가 그의 설교 방식을 반영한다. 각 권은 특정 성경 책의 연속 강해로 이루어져 있다. 개별 본문에서 출발해 신학적 해석을 거친 뒤 삶의 적용으로 수렴하는 흐름이 반복된다. 그 흐름이 독자가 개인 QT로 따라갈 수 있도록 설계된 언어로 표현되어 있다.


훈련 시스템과 설교의 연계

하용조의 설교 스타일은 온누리교회의 제자훈련 시스템과 분리해서 이해하기 어렵다. 일대일 제자양육 성경공부 커리큘럼은 그가 설계한 교회 양육 구조의 핵심이며, 여기서 함양되는 본문 읽기·묵상·적용 능력이 강단 설교의 수신 방식과 상호 작용한다. 신기섭의 DMin 논문(Trinity International University, 2019)은 온누리교회 일대일 제자양육 커리큘럼이 소그룹 리더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이 시스템의 지속성을 학술적으로 확인한다.


종합: 하용조 설교 스타일의 좌표

하용조의 설교 스타일은 몇 가지 좌표 위에 놓인다. 강해설교의 본문 중심성, QT 운동의 묵상·적용 구조, 수용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철학, 그리고 사도행전적 교회라는 선교 비전이 하나의 설교 형식 안에 통합된다. 원어 분석이나 역사적 배경이 설교의 주된 무게를 차지하기보다, 본문에서 오늘의 삶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여는 데 설교의 에너지가 집중된다.

이 스타일이 한국 교회에 남긴 유산은 설교 텍스트뿐 아니라 QT 문화와 출판 생태계로 이어진다. 《생명의 삶》 묵상지가 한국 교회 일상 신앙 문화에 미친 영향은 그의 강단 설교와 동일한 신학적 DNA를 공유한다.


참고 자료: 정미형, “사도행전적 교회를 세운 하용조의 큐티식 강해설교에 관한 연구” (백석대 박사논문, 2014) / 한국교회사학연구원 편, 『하용조 목사의 설교와 신학』 (두란노, 2005) / J. Nelson Jennings, “A Contextual Analysis of Onnuri Church’s ‘Love Sonata’” (Ecclesial Futures, 2020, DOI: 10.54195/ef1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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