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자 분석

성경 전체를 읽다 — 이지웅 목사의 정경적 강해

더 바이블 미니스트리(The Bible Ministry) 대표 이지웅 목사는 특정 교회의 고정 강단보다 전국·해외 한인교회를 순회하는 사경회·말씀축제 강단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는 설교자다. 예수전도단(YWAM) 스위스 로잔 성경연구학교장, 제주 열방대학 말씀사역위원회 위원장을 거쳤고, 저서 『말씀을 읽다』를 냈으며 높은뜻푸른교회에서도 사역한 바 있다. 이 이력이 특이한 것은, 그가 한 교회에 정착해 매주 설교를 이어가는 목회자가 아니라 성경을 ‘가르치는’ 일 자체를 전문 사역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그의 설교 방식을 이해하려면 이 점부터 짚어야 한다 — 그는 설교자이기 이전에 교사로 훈련된 사람이다.

성경교사라는 자격 체계가 말해주는 것

더 바이블 미니스트리는 아무나 강단에 세우지 않는다. 조직 내부적으로 “성경 66권 중 20권 이상 강의 능력”을 갖춘 이에게만 성경교사 자격을 부여하는 체계를 운영한다. 이 기준은 단순한 자격 요건이 아니라 하나의 신학적 판단을 제도화한 것이다 — 어느 한 책, 어느 한 본문을 정확히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은 그 책 하나만 깊이 파고든다고 얻어지지 않으며, 성경 전체의 논증 구조를 두루 통과한 사람만이 개별 본문의 위치를 제대로 짚을 수 있다는 전제다.

이지웅 목사 본인의 강의 방식이 이 기준의 원형이다. 신약 4과정·구약 5과정으로 짜인 TBS(The Bible Study) 커리큘럼은 성경 각 권을 낱개 본문이 아니라 정경 전체의 논증 흐름 속에서 가르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구조는 실천적으로도 효과가 있다 — 자신이 선호하는 몇 권의 책만 반복해서 다루는 ‘편식 설교’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설교자가 낯설거나 다루기 어려운 책과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정경적 관점과 부흥회적 몰입이 만나는 지점

아멘넷은 그의 사경회를 두고 “칠판 앞에서 성경강해 같은 내용을 전했지만, 1시간 내내 부흥성회 같이 파워풀한 긴장감을 놓지 않았다”고 묘사한다. 이 묘사가 흥미로운 이유는, 강해 설교와 부흥회 설교가 통상 서로 다른 방향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강해는 대개 차분하고 누적적이며, 부흥회는 감정적 고조와 즉각적 반응을 노린다. 이지웅 목사의 강의는 이 둘을 병렬로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가 다른 하나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통합한다.

신명기, 에베소서, 로마서, 요한계시록 등을 단권으로 수개월씩 순회하며 강의하는 방식이 그 열쇠다. 한 책을 여러 주에 걸쳐 다루면, 첫 주의 논증이 다음 주의 이해를 위한 발판이 되고, 그렇게 쌓인 논증은 마지막 회차에 이를수록 스스로 무게를 더해간다. 부흥회 특유의 긴장감은 여기서 수사적 기교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문 자체의 누적된 논증이 청중에게 도달하는 순간에서 나온다 — 강해의 철저함이 부흥회의 몰입을 낳는 구조인 셈이다.

2013년 기독일보(미주) 인터뷰에서 그는 요한계시록을 다루며 “두려움을 주기 위한 성경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그의 정경적 해석 원칙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다. 요한계시록을 단독으로 읽으면 심판과 재앙의 이미지가 두드러지지만, 성경 전체의 구원 서사 안에 위치시켜 읽으면 같은 본문이 소망의 메시지로 재배치된다. 정경적 관점은 여기서 추상적 원리가 아니라, 무엇을 두려워해야 하고 무엇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실제로 바꾸는 해석의 도구로 작동한다.

귀납적 성경연구의 유산

YWAM 성경연구학교 전통은 귀납적 성경연구(inductive Bible study) 방법론에 뿌리를 둔다. 결론을 앞세우기보다 본문의 관찰(observation)에서 출발해 해석(interpretation)과 적용(application)으로 나아가는 이 방법론은, 이지웅 목사의 강의에서 회중이 스스로 본문의 논증을 따라가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 방법론의 무게중심은 개별 회차보다 사경회 전체의 설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한 회차, 한 본문만으로는 관찰-해석-적용의 순환을 완결할 시간이 부족하지만, 한 책을 여러 주에 걸쳐 다루는 형식은 그 순환을 사경회 전체 규모로 확장한다 — 초반 회차는 본문 관찰에 집중하고, 중반은 해석의 축적, 후반은 적용의 무게가 실리는 식이다. 2025년 마운틴뷰 새누리교회 로마서 말씀사경회 보도에서도 이런 순차적·구조적 접근이 확인된다. 귀납적 방법론이 개인의 성경 읽기 습관을 넘어 다회차 강의의 건축 원리로 확장된 사례라 할 수 있다.

요약

이지웅 목사의 설교 스타일은 세 축으로 요약된다. 하나는 성경 66권을 하나의 논증으로 읽어내는 정경적 해석, 다른 하나는 그 정경적 읽기를 다회차 사경회 형식으로 구현해 부흥회적 몰입을 만들어내는 구조 설계, 마지막은 결론을 앞세우지 않고 청중을 관찰-해석-적용의 발견 과정으로 초대하는 귀납적 성경연구의 유산이다. 성경 20권 이상을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직의 자격 기준은 이 세 축이 개인의 은사가 아니라 훈련 가능한 체계임을 보여주는 제도적 증거이기도 하다.


참고 자료

  • 기독일보(미주) — “이지웅 목사, 요한계시록은 두려움을 주기 위한 성경이 아닙니다” (2013.01.13)
  • 기독일보(미주) — 마운틴뷰 새누리교회 로마서 말씀사경회 보도 (2025.10.02)
  • 아멘넷(usaamen.net) — 갈보리교회 말씀축제 보도 (2024.05.18)
  • 더 바이블 미니스트리 공식 소개 페이지
  • 기독일보 이지웅 목사 관련 보도 태그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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