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법론
이야기식 설교 작성법: 서사적 전개로 청중의 마음을 열다
사람들은 논리보다 이야기를 먼저 기억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관찰한 것처럼, 좋은 이야기는 논증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이야기식 설교(Narrative Sermon)는 이 통찰을 설교에 적용한 것입니다.
이야기식 설교는 단순히 “설교 안에 이야기를 많이 넣는 것”이 아닙니다. 설교 자체가 이야기처럼 전개되는 것입니다 — 갈등이 도입되고, 긴장이 고조되고, 반전이 일어나고, 복음으로 해소되는 구조입니다.
이야기식 설교의 이론적 배경
유진 로리의 ‘설교의 플롯’
이야기식 설교의 체계를 가장 명확하게 제시한 학자는 유진 로리(Eugene Lowry)입니다. 그의 책 The Homiletical Plot(1980)은 설교학의 패러다임을 바꾼 저작입니다.
로리는 전통적 설교의 구조가 **공간적(spatial)**이라고 말합니다 — 서론, 본론 1, 본론 2, 본론 3, 결론이 나란히 놓인 지도처럼. 반면 이야기식 설교는 **시간적(temporal)**입니다 — 설교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움직이며 전개됩니다.
로리의 다섯 단계 구조: OOPS-AAAAH
로리는 이야기식 설교의 흐름을 다음 다섯 단계로 제시합니다:
- Oops — 균형의 파괴, 갈등 도입
- Ugh — 갈등의 심화, 불편함의 고조
- Aha — 반전, 새로운 관점의 등장
- Whee — 복음, 은혜의 선포
- Yeah — 적용, 변화된 삶으로의 초대
이 구조는 영화나 소설의 플롯과 유사합니다. 좋은 이야기가 갈등 없이 전개될 수 없듯, 좋은 설교도 긴장 없이는 힘을 가질 수 없습니다.
이야기식 설교의 핵심 원리
원리 1: 갈등으로 시작하라
이야기식 설교는 문제/갈등/불균형으로 시작합니다. 전통적 설교가 “오늘 본문은 이것에 대해 말합니다”로 시작한다면, 이야기식 설교는 청중이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나 긴장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갈등을 도입하는 방법:
- 청중 모두가 공감하는 딜레마로 시작한다
- 본문 안의 갈등을 생생하게 제시한다
- 현실에서 있었던 사건이나 상황을 통해 긴장을 만든다
예시 (누가복음 10장 선한 사마리아인): “당신은 올바른 일을 하면 모든 것이 잘 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규칙을 잘 지키며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도움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종교 지도자들이 외면했다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원리 2: 긴장을 충분히 유지하라
갈등을 너무 빨리 해소하면 이야기의 힘이 사라집니다. 로리가 말하는 ‘Ugh’ 단계는 청중이 불편함을 느끼도록 갈등을 심화시키는 단계입니다.
이 단계에서 설교자는 “이것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청중이 스스로 답을 찾으려 할 때, 그 어떤 답도 충분하지 않음을 경험하게 합니다.
원리 3: 반전은 진짜 반전이어야 한다
‘Aha’ 단계의 반전은 설교의 핵심입니다. 이것은 청중이 예상하지 못했던 방향에서 오는 새로운 빛이어야 합니다.
복음의 반전: 유대인에게 사마리아인이 이웃이 된다는 것, 세리와 죄인이 의인보다 먼저 천국에 들어간다는 것, 약한 자가 강한 자보다 복이 있다는 것 — 이것들은 모두 진짜 반전입니다.
반전이 없는 이야기식 설교는 이야기를 담은 전통 설교일 뿐입니다.
원리 4: 복음을 충분히 선포하라
‘Whee’ 단계에서 설교자는 복음을 선포합니다. 이것은 갈등의 해소이면서, 더 깊은 차원의 열림입니다.
이야기식 설교에서 복음 선포의 특징은 논리적 결론이 아닌 놀라운 발견으로 경험된다는 것입니다. 청중은 “아, 그래서 그렇구나”가 아니라 “와, 이런 게 있었구나”를 경험해야 합니다.
원리 5: 적용은 가능성으로 열려야 한다
이야기식 설교의 적용(‘Yeah’ 단계)은 명령보다는 초대에 가깝습니다. “이렇게 해야 한다”보다는 “이런 삶이 가능하다”로 마무리합니다. 청중이 은혜를 경험한 후, 변화된 삶으로 자연스럽게 향하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야기식 설교 작성의 실제 과정
1단계: 설교의 ‘갈등’을 먼저 찾는다
본문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묻는 질문: “이 본문의 긴장이 무엇인가? 본문에서 무엇이 뒤틀려 있는가?”
성경의 모든 본문에는 갈등이 있습니다. 야고보서 1장에는 시험과 기쁨의 역설적 긴장이 있고, 시편 22편에는 하나님의 부재 앞에 선 인간의 절규가 있고, 빌립보서 4장에는 감옥에서 기뻐하라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이 갈등을 찾는 것이 이야기식 설교의 시작입니다.
2단계: 청중의 삶과 갈등을 연결한다
본문의 갈등이 청중의 삶에서 어떻게 경험되는지를 찾습니다. 이 연결이 자연스러울수록 청중은 설교가 자기 이야기처럼 느낍니다.
예시: “시험을 온전히 기쁨으로 여기라” (야고보서 1:2)
- 청중의 갈등: 고통을 기쁨으로 여기는 것은 현실 부정이 아닌가? 억지로 긍정하는 것이 신앙인가?
3단계: 이야기의 뼈대를 설계한다
전통 설교의 개요 대신, 이야기식 설교는 내러티브 곡선을 설계합니다.
갈등 도입 → [긴장 상승] → 반전 → 복음 선포 → [해소] → 초대
이 곡선에서 각 단계가 얼마나 긴지, 무엇이 긴장을 높이는지, 반전은 어디서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미리 설계합니다.
4단계: 이야기 요소들을 배치한다
이야기식 설교에서 예화, 인물 이야기, 성경 서사, 현대 사례 등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구조적 요소입니다. 각 이야기 요소가 내러티브 곡선의 어느 위치에 놓이는지 의도적으로 배치합니다.
- 도입부의 이야기: 갈등을 생생하게 제시
- 중간부의 이야기: 긴장을 심화시키거나, 잘못된 해결책이 왜 작동하지 않는지를 보여줌
- 반전 지점의 이야기: 복음의 빛이 들어오는 순간
- 마무리의 이야기: 변화된 삶의 가능성을 보여줌
5단계: 결말을 열린 초대로 마무리한다
이야기식 설교는 보통 명시적 결론 대신, 청중이 스스로 결론에 이르도록 하는 열린 마무리를 사용합니다. 복음을 선포한 후, “이 은혜가 당신의 삶에서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보십시오”와 같이 가능성의 공간을 열어 두는 것입니다.
이야기식 설교의 어려운 점
도전 1: 플롯을 유지하며 신학적 내용을 담는 것
이야기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본문을 충분히 다루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면 본문 주석이 약해지고, 본문을 깊이 파다 보면 이야기의 흐름이 끊깁니다.
해법: 신학적 통찰이 이야기 안에 녹아 들어가도록 작성합니다. 설명하는 대신 이야기를 통해 보여줍니다.
도전 2: 반전을 찾는 것
모든 본문에서 진짜 반전을 찾는 것은 어렵습니다. 설교자가 반전을 만들어내면 억지스럽게 느껴집니다.
해법: 복음 자체가 반전입니다. “율법 아래 있던 자에게 은혜가 왔다”, “죄인이 의롭다 칭함을 받는다” — 이것 자체가 설교의 반전입니다.
도전 3: 청중에게 생소한 형식
이야기식 설교를 처음 듣는 청중은 “설교를 들었는지 이야기를 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해법: 형식이 내용에 봉사해야 합니다. 본문이 자연스럽게 이야기 구조를 가질 때(성경의 서사 본문들) 이야기식 설교가 가장 자연스럽습니다.
이야기식 설교에 어울리는 본문
이야기식 설교는 다음 유형의 본문에서 특히 효과적입니다:
- 복음서의 이야기 본문: 비유들, 기적 이야기들
- 구약 서사: 요셉, 룻, 다윗, 엘리야 등의 이야기
- 탄식시: 갈등과 반전이 이미 본문 안에 있다
- 예언서의 특정 단락: 심판과 회복의 긴장이 있는 곳
이야기식 설교는 설교자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 좋은 이야기꾼의 감각, 플롯을 설계하는 능력, 긴장을 다루는 섬세함. 그러나 잘 만들어진 이야기식 설교는 논리적 증명보다 깊은 곳에서 청중을 움직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이야기, 성경이라는 가장 위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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