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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알고 보니

유다는 목매어 죽었나, 몸이 터져 죽었나 — 마태와 사도행전의 '모순'

“유다가 목매어 죽었다면서요? 근데 사도행전에는 몸이 터져 창자가 쏟아졌다고 나온다던데, 이거 성경이 자기모순 아닌가요?” — 성경을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듣거나 스스로 품어본 질문이다. 이 질문은 회의론자만의 것이 아니다. 정직하게 답할 준비가 안 된 목회자에게도 곤란한 순간을 만든다. 그런데 이 ’모순’은 사실 신약학에서 가장 오래, 가장 자세히 다뤄온 사례 중 하나다.

두 본문이 실제로 하는 말

마태복음 27장 5절은 이렇게 전한다. “유다가 은을 성소에 던져 넣고 물러가서 스스로 목매어 죽은지라.” 사도행전 1장 18절은 다르게 전한다. “이 사람이 불의의 삯으로 밭을 사고 후에 몸이 곤두박질하여 배가 터져 창자가 다 흘러나온지라.”

언뜻 보면 하나는 “목매어 죽음”, 다른 하나는 “떨어져 몸이 터짐”이라 서로 다른 사망 경위처럼 읽힌다. 하지만 두 동사를 나란히 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표준 해법 — 순차적 사건

고대 교회에서부터 이어져 온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설명은 이렇다. 유다는 나무나 벼랑 위에서 목을 맸다. 시간이 지나 밧줄이 끊어졌거나 나뭇가지가 부러졌고, 이미 죽은(혹은 죽어가던) 몸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부딪혀 터졌다. 마태는 행위(목맴)를 기록했고, 사도행전은 결과(추락해 터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 조화는 현대에 지어낸 변명이 아니다. 아우구스티누스가 「복음서 문제 해설(Quaestiones Evangeliorum)」에서 이미 이 방식으로 설명했고, 이후 주석 전통에서 반복적으로 채택돼 왔다. 신약학자 크레이그 블롬버그(Craig Blomberg)는 「복음서의 역사적 신뢰성(The Historical Reliability of the Gospels)」에서 두 본문이 상호 배타적인 사망 원인 진술이 아니라 상호 보완적 정보로 읽는 것이 문헌학적으로 자연스럽다고 설명한다.

“밭을 샀다”는 주어 문제도 같은 원리다

또 하나 자주 지적되는 차이는 밭을 산 주체다. 마태 27장 6-7절은 대제사장들이 유다가 돌려준 은 30을 가지고 “토기장이의 밭”을 샀다고 하고, 사도행전 1장 18절은 “이 사람(유다)이… 밭을 사고”라고 한다.

이것도 고대 근동·헬라 문헌에서 흔한 관용적 화법으로 설명된다. 어떤 사람이 낸 돈으로 제3자가 대신 구매를 처리했을 때, 그 거래를 원래 돈을 낸 사람의 이름으로 서술하는 것은 성경 밖 문헌에서도 낯설지 않은 표현 방식이다(예: 다윗이 성전 건축을 “했다”고 표현되지만 실제 건축은 솔로몬이 함) — 즉 유다가 뿌린 돈이 결국 그 밭을 사는 데 쓰였다는 의미에서 “유다가 샀다”고 말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사도행전 주석의 대표적 저작인 다렐 벅(Darrell Bock)의 BECNT 「사도행전」 주석도 이 본문을 이런 관용적 서술 방식으로 다룬다.

왜 애초에 표현이 다른가 — 저자의 목적

더 중요한 질문은 “왜 마태와 누가(사도행전 저자)가 각각 이 사건을 다르게 서술했는가”다. 이 답은 각 저자가 이 일화를 쓴 목적에 있다.

마태는 유다의 죽음을 예레미야·스가랴의 예언 성취(마 27:9-10, “토기장이의 밭” 언급)와 연결하는 데 집중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이 사건이 구약 예언의 성취라는 신학적 의미다. 반면 누가는 사도행전 1장에서 베드로가 왜 열두 번째 사도를 새로 뽑아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맥락에서 이 일을 짧게 언급한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아겔다마(피밭)“라는 지명의 유래와 사도직 공백의 사실 확인이다. 같은 사건을 다른 각도, 다른 세부사항으로 전한 것이지, 서로 다른 사건을 말하는 게 아니다.

설교자를 위한 요약

교인이 이 질문을 가져올 때 이렇게 답할 수 있다: “두 본문은 서로 다른 죽음을 말하는 게 아니라 같은 사건의 다른 순간을 말하고 있습니다. 목을 맨 유다의 몸이 이후에 떨어져 터진 것으로 보면 두 기록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리고 각 저자는 이 비극적 사건에서 각자 강조하고 싶은 신학적 요점—구약 예언의 성취(마태), 사도직의 신실한 계승(누가)—을 위해 다른 세부사항을 골라 전했을 뿐입니다.” 성경의 저자들은 CCTV 녹화본을 그대로 옮기는 사람들이 아니라, 각자의 신학적 목적을 가지고 사실을 선별해 전하는 신뢰할 만한 증인들이었다.

참고 자료

  • Craig L. Blomberg, The Historical Reliability of the Gospels, 2nd ed. (IVP Academic, 2007)
  • Darrell L. Bock, Acts (Baker Exegetical Commentary on the New Testament, 2007)
  • Augustine, Quaestiones Evangeliorum (복음서 문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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