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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알고 보니

십자가 못은 손바닥이 아니라 손목에? — 고고학이 실제로 말하는 것

“십자가 못은 손바닥이 아니라 손목에 박혔다.” 성경 강의나 설교에서 한 번쯤 들어봤을 이 설명은 해부학적 추론을 근거로 합니다. 손바닥의 조직은 사람 몸무게를 지탱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제 못은 더 안쪽, 즉 손목 부위에 박혔을 것이라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정작 고고학이 발굴한 십자가형 유골은 이 논쟁에서 어떤 결론도 내리지 않습니다.

1세기 십자가형 희생자의 발뒤꿈치뼈와 못 — 이스라엘박물관 소장 게리 토드 촬영, 1세기 십자가형의 유일한 물적 증거 — 예호하난의 발뒤꿈치뼈와 못, 예루살렘, 이스라엘박물관 전시. CC0 1.0.

1968년 기브앗 하미브타르 — 예호하난의 유골

1968년, 예루살렘 북쪽의 기브앗 하미브타르(Giv’at ha-Mivtar) 유적에서 석회암 납골함 하나가 발굴됐습니다. 납골함 안에서 “예호하난 벤 하흐갈”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1세기 남성의 유골이 나왔습니다. 그의 오른쪽 발뒤꿈치뼈(종골)에는 철제 못이 그대로 박혀 있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고고학 기록 가운데 로마 시대 십자가형의 물적 증거로 공인된 유일한 사례입니다. 최초 보고는 1970년, 닐스 하스가 『이스라엘 탐험 저널』(Israel Exploration Journal) 20호에 발표했습니다. 이 보고는 아래팔 부위의 뼈에서도 못과 관련된 흔적을 관찰했다고 기술했습니다.

1985년 재조사 — 수정된 결론

그런데 1985년, 요셉 지아스와 엘리에제르 세켈레스가 같은 저널(IEJ 35권)에 재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최초 보고의 핵심 주장을 수정했습니다. 두 연구자의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예호하난의 팔뼈에는 못이 관통한 증거가 없다. 아래팔에서 관찰된 흔적은 재분석 결과 십자가형의 직접 증거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그의 팔이 못이 아니라 가로대에 묶이는 방식으로 고정됐을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못이 직접 확인된 곳은 오직 오른쪽 발뒤꿈치뼈뿐이었습니다.

2021년 펜스탠턴 — 두 번째 사례

2017년 영국 케임브리지셔 펜스탠턴에서 발굴된 로마 시대 유골이 2021년에 공개됐습니다. 데이비드 잉엄과 코린 두이그가 『브리티시 아키올로지』(British Archaeology) 180호(2022년 1–2월)에 발표한 보고에 따르면, 이 유골에서도 못은 발뒤꿈치뼈에서 확인됐습니다. 이로써 발을 못 박은 십자가형의 고고학적 증거가 두 건 확보됐습니다.

두 사례 모두 발뒤꿈치 못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손이나 손목에 못을 어떻게 사용했는지에 관해서는 아무런 직접 정보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고고학이 말하는 것과 말하지 않는 것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손바닥이 아니라 손목이 정답”이라는 주장은 해부학적 추론에 기반하며, 이 추론 자체는 의학적으로 타당한 논의를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고고학으로 확인된 결론은 아닙니다. 예호하난과 펜스탠턴 유골은 두 가지 사실만을 확인해 줍니다. 발뒤꿈치에는 못을 박았다는 것, 그리고 팔이나 손목에 못을 박았는지는 이 유골들로는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십자가형의 방식은 집행자와 지역, 시대에 따라 다양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두 건의 골격 증거는 그 다양성의 아주 일부만을 보여줄 뿐입니다.

요한복음 20장과의 접점

이 맥락에서 요한복음 20:25를 다시 읽어봅니다. 도마가 요구한 것은 이렇습니다.

“내가 그의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

도마가 못이 손바닥에 박혔는지 손목에 박혔는지를 확인하려 했다고 본문은 말하지 않습니다. 그의 관심은 자신이 십자가의 소식을 들은 바로 그 예수가 지금 눈앞에 있는 분과 동일한 분인지를 확인하는 데 있었습니다. 못 자국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신원을 증명하는 표지였지, 십자가형의 해부학적 세부 사항을 설명하는 자료가 아니었습니다.

카라바조, 의심하는 도마, 1601–1602년 — 포츠담 상수시궁 소장 카라바조, 의심하는 도마, 1601–1602년 — 포츠담 상수시궁(Sanssouci). Public domain. (17세기 성서화이며, 고고학 자료가 아닙니다.)

도로시 A. 리는 요한복음 상처의 신학적 의미를 다룬 2023년 논문(『리뷰 앤드 엑스포지터』 120권)에서, 요한이 서술하는 예수의 상처들이 무엇보다 부활의 실재와 고난의 진실성을 동시에 증언하는 기능을 한다고 분석합니다. 상처의 위치를 정확히 특정하는 것은 요한복음의 신학적 관심사가 아니었습니다.

해부학적 추론은 흥미로운 역사적 토론이지만, 그것을 “고고학적으로 확인된 결론”으로 제시할 때는 정확성의 경계를 한 발 넘어서게 됩니다. 요한복음 20:24–29를 다시 펼쳐, 도마가 실제로 무엇을 요구했는지 천천히 읽어 보세요.

참고 자료

  • N. Haas, “Anthropological Observations on the Skeletal Remains from Giv’at ha-Mivtar,” Israel Exploration Journal 20 (1970): 38–59
  • Joseph Zias & Eliezer Sekeles, “The Crucified Man from Giv’at ha-Mivtar: A Reappraisal,” Israel Exploration Journal 35 (1985): 22–27
  • David Ingham & Corinne Duhig, “Crucifixion in the Fens: Life and Death in Roman Fenstanton,” British Archaeology 180 (January–February 2022): 18–29
  • Dorothy A. Lee, “The Significance of the Wounds of Jesus in the Fourth Gospel,” Review & Expositor 120.1–2 (2023): 11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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