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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알고 보니

'롯의 아내'라 불리는 소금기둥이 아직도 있습니다

창세기 19장에는 매우 짧고, 그래서 더 묵직한 한 문장이 있다.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았고 소금기둥이 되었더라”(창 19:26). 배경 설명도 없고, 감정도 없고, 해설도 없다. 그냥 사건이다. 그런데 이 소금기둥이 지금도 어딘가에 있다는 말이 있다. 사해 남서쪽에 실제로 가면, 전승이 ‘롯의 아내’라고 부르는 암염 기둥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를 함께 살펴보자.

창세기가 전하는 장면

이야기의 배경부터 짚어야 한다. 천사들은 소돔을 탈출하는 롯의 가족에게 경고한다. “너는 도망하여 네 목숨을 구원하라 뒤를 돌아보거나 들에 머물지 말고 산으로 도피하라”(창 19:17). 경고는 분명하다 — 뒤를 보지 말 것. 그러나 26절은 조용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전한다. 롯의 아내는 돌아보았고, 소금기둥이 되었다.

히브리어 원문의 핵심 구절은 וַתְּהִי נְצִיב מֶלַח — “그리고 그녀는 소금기둥이 되었다.” 간결한 선언이다. 그 이전도 이후도 설명하지 않는다.

윌리엄 드 브레일스, '소돔을 피하는 롯과 가족들' 윌리엄 드 브레일스 · 소돔을 피하는 롯과 가족들 (창세기 19:15–26), 약 1250년, 월터스 미술관 · Public domain.

소돔산 — 사해 남서쪽의 암염 절벽

사해 남서쪽 가장자리에는 소돔산(Har Sedom, 아랍어로 Jebel Usdum)이라 불리는 지형이 있다. 이 산은 특이하다. 일반적인 석회암이나 사암 지형이 아니라, 두꺼운 암염(할라이트) 층이 지표로 솟아오른 다이아피르(diapir) 구조다. 오랜 지질 역사 동안 지하의 소금층이 주변 암석보다 밀도가 낮아 위로 밀려 올라왔고, 그 결과 소금으로 이루어진 절벽과 기둥들이 형성됐다.

NASA의 Landsat 8 위성사진(2019년 촬영)에서도 사해 남쪽 분지의 서쪽 가장자리에 이 산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사해 위성사진 — NASA Landsat 8, 2019년 NASA Landsat 8 · 사해 위성사진 (2019년 7월) · Public domain.

영국 위임통치기에 팔레스타인 측량부가 제작한 1:100,000 지도에도 이 산은 ‘Jebel Usdum’(소돔산)으로 표시되어 있다. 역사 지도는 이 지형이 오래전부터 ‘소돔’과 연결된 이름으로 불려왔음을 보여 준다.

Weinberger 등의 연구팀은 InSAR(합성개구레이더 간섭계) 측정을 통해 소돔산이 지금도 융기 중임을 확인했다(Geochemistry, Geophysics, Geosystems 7.5 [2006], DOI 10.1029/2005GC001185). 측정 지점과 방법에 따라 연간 약 3.5~8.3mm의 융기가 보고된다. 지질학적으로 살아있는 지형이라는 뜻이다.

‘롯의 아내’라 불리는 기둥

소돔산의 암염 절벽에는 침식과 용해 작용으로 형성된 다양한 형태의 기둥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오랫동안 ‘롯의 아내(Lot’s Wife)‘라는 전승 명칭으로 불려왔다. 오늘날에도 관광 안내 지도에 그 위치가 표시되어 있고, 사진으로 기록되어 있다.

소돔산 '롯의 아내' 암염기둥 Dichter Maor / PikiWiki Israel · 소돔산의 ‘롯의 아내’ 암염기둥 (2016년) · CC BY 2.5.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확인할 수 있는 것: 소돔산에 실제 암염기둥들이 있다. 그것은 지질학적 사실이다.

확인할 수 없는 것: 지금 보이는 특정 기둥이 창세기 19장 26절의 바로 그 기둥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롯의 아내’라는 이름은 전승에 따른 명칭이지, 고고학이나 지질학이 동정한 결론이 아니다. 암염 기둥은 형성되고 또 무너지기도 한다. 수천 년 전의 특정 기둥이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실제 지형과 후대의 전승 명칭은 구분해야 한다.

소돔산 사진

창세기 19장에서 소돔이 위치했던 곳으로 전통적으로 여겨지는 지역과 소돔산의 관계 자체도 학술적으로 논쟁이 있다. 소돔의 정확한 유적지 위치에는 여러 견해가 있으므로, 소돔산이라는 지명이 곧 고대 도시 소돔의 위치를 확정한다고 볼 수 없다.

실제 소돔산 — 암염 절벽 Mark A. Wilson · 소돔산(하르 세돔), 사해 남서쪽 (2007년 촬영) · Public domain.

이 지형의 실재는 창세기 이야기에 지리적 맥락을 제공하지만, 그것이 창세기 사건의 역사성이나 특정 세부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이 구분을 유지하는 것이 성경 본문을 과장하지 않고 정직하게 읽는 방법이다.

”롯의 아내를 기억하라”

이 이야기가 성경에서 갖는 의미는 지질학적 호기심을 넘어선다. 예수님은 누가복음 17장 28-33절에서 하나님 나라의 갑작스러운 도래를 말씀하시면서, 그 날에 뒤에 남겨 둔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라고 경고하신다. 그리고 32절에서 한 마디를 덧붙이신다.

“롯의 아내를 기억하라.”

소돔산의 암염 기둥은 오늘도 있다. 어떤 기둥은 실제로 사람 형상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기억하라고 하신 것은 기둥의 지질학적 생성 원인이 아니었다. 소유물과 과거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는 경고였다. 창세기의 그 짧은 한 문장이, 천 년도 더 지나 예수님의 가르침 안에 다시 살아 있다.

참고 자료

  • 창세기 19:15–26; 누가복음 17:28–33.
  • R. Weinberger et al., “Mechanical Modeling and InSAR Measurements of Mount Sedom Uplift, Israel,” Geochemistry, Geophysics, Geosystems 7.5 (2006). DOI 10.1029/2005GC001185.
  • NASA Landsat 8, Dead Sea Satellite Image (2019년 7월, Public Domain).
  • Survey of Palestine, Jebel Usdum, sheet 16 (British Mandate period, Public Do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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