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0장 설교 준비 자료 — 역사적 배경, 절별 주석, 강해설교
성경 본문
고린도전서 10장
역사적·문화적 배경 · 절별 주석 · 설교사 수용사
고린도전서 10장의 역사적·문화적 배경은 무엇인가요?
고린도가 기원전 44년 재건된 로마 식민도시로서 두 바다를 잇는 상업 요충지였다는 점, 신전 제의에서 도살된 짐승이 일부는 제단에, 일부는 시장에 유통되어 그리스도인의 일상 식탁까지 얽혀 들었다는 점은 앞선 8장 자료집에서 이미 살펴본 배경입니다. 10장에서 새롭게 주목할 배경은 두 가지입니다 — 바울이 경고의 근거로 끌어온 이스라엘 광야 세대의 역사, 그리고 신전 연회석에 실제로 함께 앉는다는 것이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입니다.
광야 세대 이야기를 경고로 읽는 유대적 독법
바울이 1-10절에서 요약하는 사건들 — 구름과 바닷길(출 13-14장), 반석에서 난 물(출 17장, 민 20장), 만나(출 16장), 금송아지 잔치(출 32장), 바알브올 음행(민 25장), 불뱀 사건(민 21장), 원망(민 14, 16장) — 은 출애굽기와 민수기에 흩어져 있는 개별 사건들입니다. 바울은 이 사건들을 시간순으로 나열하지 않고 "우상숭배자가 되지 말라 … 음행하지 말자 … 시험하지 말자 … 원망하지 말자"는 네 개의 권면 아래 재배열해, 역사 서술이 아니라 설교적 경고로 제시합니다. 이런 방식 — 출애굽 세대의 실패를 후대에 대한 경계로 다시 읽는 태도 — 는 구약 자체에서도 이미 나타납니다. 시편 106편과 느헤미야 9장은 광야 세대의 반역사를 요약하며 "그러나 하나님은 신실하셨다"는 구조로 회고하는데, 바울의 논증 구조(이스라엘의 실패 서술 → 하나님의 신실하심 선언, 13절)는 이 전통과 같은 결을 공유합니다. 바울이 이 사건들을 가리켜 "우리에게 본보기(τύποι)가 되었다"(6절)고 부르는 것도, 옛 이야기를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지금 공동체를 향한 살아 있는 경고로 읽는 유대-기독교 해석 전통 안에 있습니다.
신전 연회석과 '귀신의 상' — 그레코-로만 제의 식사 문화
고린도 같은 그레코-로만 도시에서 신전은 단순한 예배 공간이 아니라 사교와 연회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 신자들은 신에게 제물을 바친 뒤 신전 부속 식당(오늘날에도 아스클레피오스 신전 등 여러 유적에서 이런 연회실 구조가 확인됩니다)이나 개인 초청 연회에서 그 고기를 나눠 먹었으며, 이는 후원자-피후원자 관계를 다지고 사교 모임을 여는 사회적 관습이었습니다. 바울이 "귀신의 상"(τράπεζα δαιμονίων, 21절)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런 신전 연회 문화를 정확히 겨냥한 것입니다 — 단지 고기의 출처가 아니라, 그 상에 함께 앉아 신적 존재와 교제하는 행위 자체가 문제라는 논지입니다. 초기 교회에서도 이 경고는 이어져, 『디다케』는 "내 자녀야, 점을 치지 말라. 이는 우상숭배로 이끌기 때문이다. … 이런 것들로부터 모든 우상숭배가 생겨난다"고 가르치며 우상숭배의 위험을 일상의 작은 관습에서부터 경계하도록 권면합니다.[bg1] 바울이 14절에서 "내 사랑하는 자들아, 우상숭배하는 일을 피하라"고 명령한 것과 같은 결의 초대 교회 공동 인식을 보여 줍니다.
구름과 바다, 반석 — 출애굽 사건을 '세례'와 '성찬'의 언어로 다시 읽기
바울이 1-4절에서 쓰는 어휘는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는 홍해를 건넌 사건을 "구름과 바다 안에서 모세에게 침례(세례)를 받았다"(2절)로, 만나와 반석의 물을 "신령한 음식"과 "신령한 음료"(3-4절)로 부릅니다. 출애굽기 본문 자체에는 '세례'나 '성찬'이라는 표현이 없습니다 — 이는 바울이 고린도 교회가 실제로 행하던 두 예식(세례·주의 만찬)의 언어를 광야 세대의 경험에 되비추어 사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바울의 논증은 더 날카로워집니다. 광야 세대도 오늘의 고린도 교인들처럼 구원의 표징(세례에 상응하는 사건)과 신령한 양식(성찬에 상응하는 은혜)을 이미 받았지만, 그럼에도 다수가 우상숭배와 시험 앞에 무너졌습니다. 곧 예식에 참여한 경험 자체가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경고가 이 유비의 핵심입니다. "따라오는 반석"(τῆς ἀκολουθούσης πέτρας, 4절)이라는 표현은 출애굽 여정 중 두 차례(출 17장 르비딤, 민 20장 가데스) 서로 다른 장소에서 반석이 물을 낸 사건을 하나의 연속된 은혜의 흐름으로 압축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바울은 곧바로 "그 반석은 그리스도셨다"고 선언해 이 은혜의 원천을 그리스도 자신에게로 돌립니다.
고기 시장과 양심 — 25-27절의 사회적 배경
23-30절에서 바울은 시장(마켈룸, μάκελλον)에서 파는 고기(25절)와 불신자의 초대를 받아 식사하는 상황(27절)을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로마 식민도시의 마켈룸은 도살·판매가 이루어지는 중앙 육류 시장으로, 그 유통 구조상 신전에서 나온 고기와 일반 도축육이 뒤섞여 팔리는 것이 통상적이었습니다. 바울은 이 고기의 출처를 캐묻지 말고 "양심을 위하여 묻지 말고 먹으라"(25절)고 권하는데, 이는 8장에서 이미 다룬 "약한 양심"의 문제와 결이 다릅니다 — 여기서는 알지 못한 채 먹는 상황을 다루고, 뒤이어 누군가 "이것이 제물이라"고 알려 주는 순간(28절)에는 그 정보를 준 사람의 양심을 위해 자제하라고 권합니다. 곧 바울의 기준은 고기 자체의 '오염' 여부가 아니라, 그 자리에 함께 있는 사람의 신앙 양심에 미치는 영향으로 옮겨갑니다. 이 실천적 구분은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추상적 원리가 아니라 구체적 관계 속에서 행사되어야 함을 보여 주는 대목으로, 23-11:1의 결론(자유를 이웃의 유익에 종속시키라)을 예비합니다.
참고 자료
- *The Didache, or Teaching of the Twelve Apostles* 3.4, trans. Kirsopp Lake (Loeb Classical Library, PD).
고린도전서 10장 각 절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 본 섹션은 PD 주석서의 방법론, 원어 용례, 학술 논문을 종합하여 각 절(그룹)의 의미를 다면적으로 밝히는 상세 주해입니다. 8-9장에서 이어진 "자유와 사랑"의 논증이 10장에서 광야 세대의 경고로 매듭지어지는 흐름을 따라 절 순서대로 읽어 나갑니다.
10:1-4 — 광야 세대가 이미 받은 은혜: 구름·바다·반석
본문: πάντες ὑπὸ τὴν νεφέλην ἦσαν … ἡ πέτρα δὲ ἦν ὁ Χριστός 직역: 모두가 구름 아래 있었다 … 그 반석은 그리스도셨다
원어·문법 핵심: - πάντες: 1-4절 반복 주어로, 광야 세대 전체가 동일한 은혜를 받았음을 문법으로 못박습니다. - πόμα(3-4절)는 신약 전체 2회(히 9:10·고전 10:4)뿐인 희귀어입니다.
주석적 논의: 8-9장의 자유·사랑 논증을 10장은 이스라엘 역사로 확증합니다. 구름·바다(세례에 상응)와 만나·반석(성찬에 상응)을 이미 받았다는 사실이 뒤이은 경고의 전제입니다. 한 연구는 바울이 모세·신령한 음식·그리스도를 광야 서사에 삽입해 유대적 원형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봅니다.[v1a]
설교적 함의: 은혜의 표징은 광야 세대에게도 오늘의 성도에게도 동일하게 주어졌습니다. 개척 교회의 예배도 큰 교회와 다르지 않은 은혜를 담고 있으니, "작아서 부족하다"는 생각 대신 이미 받은 은혜를 먼저 헤아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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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 그러나 다수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못하였다
본문: οὐκ ἐν τοῖς πλείοσιν αὐτῶν εὐδόκησεν ὁ θεός, κατεστρώθησαν γὰρ ἐν τῇ ἐρήμῳ 직역: 다수를 하나님이 기뻐 아니하셨으니, 광야에서 엎드러졌기 때문이다
원어·문법 핵심: κατεστρώθησαν("엎드러졌다")은 신약 전체 이 한 곳에만 등장하는 hapax legomenon입니다.
주석적 논의: 5절은 1-4절의 "모두"에서 "다수"로 급전환하며, 은혜를 받은 것과 신실하게 반응한 것이 다른 문제임을 짧게 압축합니다.
설교적 함의: 신앙의 출발과 그 이후의 삶은 별개입니다. 오래 신앙생활 해 온 회중에게도 "지금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여전히 유효한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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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7 — 본보기가 된 사건들과 우상숭배 경고
본문: ταῦτα δὲ τύποι ἡμῶν ἐγενήθησαν … μηδὲ εἰδωλολάτραι γίνεσθε 직역: 이것들이 우리 본보기가 되었다 … 우상숭배자가 되지 말라
원어·문법 핵심: 7절 인용 "앉아 먹고 마시며 일어나 뛰논다"는 출 32:6(금송아지) 반향으로, 예배 형식은 유지된 채 대상만 뒤바뀌는 위험을 보여 줍니다.
주석적 논의: 금송아지 사건은 처음부터 배교로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오늘의 신앙 공동체에도 형식은 지키되 중심이 옮겨가는 같은 위험이 있습니다.
설교적 함의: 형식이 아니라 중심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본문입니다. 개척 교회 예배자에게도 유효한 질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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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 — 음행하지 말라: 바알브올 사건
본문: μηδὲ πορνεύωμεν … ἔπεσαν μιᾷ ἡμέρᾳ εἴκοσι τρεῖς χιλιάδες 직역: 음행하지 말자 … 하루에 이만 삼천 명이 쓰러졌다
원어·문법 핵심: 민수기 25장 바알브올 사건이 배경이며, 우상숭배와 음행이 같은 뿌리의 두 얼굴로 함께 다뤄집니다.
주석적 논의: 모압 여인들과의 관계가 이방 제의 참여로 이어진 사건을 통해, 예배 대상이 흐려지면 삶의 절제도 함께 무너짐을 보여 줍니다.
설교적 함의: 작은 공동체일수록 서로의 삶이 가까이 보이니, 함께 거룩함을 지키는 자리로 삼을 수 있는 본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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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 — 그리스도를 시험하지 말라
본문: μηδὲ ἐκπειράζωμεν τὸν Χριστόν … ὑπὸ τῶν ὄφεων ἀπώλλυντο 직역: 그리스도를 시험하지 말자 … 뱀들에게 멸망당했다
원어·문법 핵심: ἐκπειράζω는 신약 전체 4회(마 4:7·눅 4:12·눅 10:25·고전 10:9)에 그치며, 민 21장 불뱀 사건이 배경입니다.
주석적 논의: 물과 양식의 부족을 근거로 하나님의 신실하심 자체를 의심한 것이 광야 세대의 "시험"이며, 그 대상이 "그리스도"로 지목된 것은 4절의 선언을 그대로 이어받습니다.
설교적 함의: 형편이 어려운 개척 교회일수록 "정말 채우실까" 하는 시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불안을 부정하지 않되 의심으로 키우지 말라는 권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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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 원망하지 말라
본문: μηδὲ γογγύζετε … ἀπώλοντο ὑπὸ τοῦ ὀλοθρευτοῦ 직역: 원망하지 말라 … 멸망시키는 자에게 멸망당했다
원어·문법 핵심: ὀλοθρευτοῦ("멸망시키는 자")는 신약 전체 이 한 곳뿐인 hapax legomenon으로, 민수기 14·16장의 반복된 원망을 요약합니다.
주석적 논의: 우상숭배·음행·시험에 이은 네 번째 항목으로, 예배 왜곡이 삶의 태도 전반으로 번지는 흐름을 보여 줍니다.
설교적 함의: 작은 교회의 현실적 어려움 앞에서 원망은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불신으로 굳어지지 않도록 권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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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13 — 경고의 목적과 하나님의 신실하심
본문: ταῦτα τυπικῶς συνέβαινεν … πιστὸς δὲ ὁ θεός 직역: 이 일들이 본보기로 일어났다 … 하나님은 신실하시다
원어·문법 핵심: τυπικῶς는 6절 τύποι와 인클루지오를 이루고, πιστὸς δὲ ὁ θεός는 계사 생략 단언 구문으로 ἔκβασις("피할 길", 신약 2회)와 함께 경고를 확신으로 매듭짓습니다.
주석적 논의: 11절은 지금까지의 경고가 "말세를 만난" 오늘 공동체를 향한 것임을 밝히고, 12절의 자기 확신 경계는 13절의 하나님의 신실하심 안에서의 경성함으로 이어집니다.
해석적 쟁점: "피할 길"을 시험의 제거로 볼지 감당할 힘의 공급으로 볼지 갈리며, 본문 흐름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설교적 함의: 본문 전체의 목회적 정점입니다. 시험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감당 못 할 크기로 오지 않는다는 확신을, 개척 교회의 무게 앞에 선 이들에게 그대로 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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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17 — 우상숭배를 피하라: 축복의 잔과 떡
본문: φεύγετε ἀπὸ τῆς εἰδωλολατρίας … οὐχὶ κοινωνία ἐστὶν τοῦ αἵματος τοῦ Χριστοῦ 직역: 우상숭배로부터 피하라 … 그리스도의 피에 참여함이 아니냐
원어·문법 핵심: φεύγετε(현재 명령형)는 우상숭배가 논증이 아니라 물리적으로 피해야 할 대상임을 명령형으로 못박습니다. κοινωνία는 신비적 "참여"가 아니라 교회론적 "동반 관계"라는 연구가 있습니다.[v8a]
주석적 논의: 16절 "축복의 잔"은 유월절 식사의 전례적 배경(비르캇 하마존)과 맞닿아 있다는 연구가 있으며,[v8b] 17절 "한 떡"은 성찬이 공동체의 하나됨을 나타내는 표징임을 보여 줍니다.
설교적 함의: 성찬은 그리스도와의 연합만이 아니라 성도 상호 간 연합을 나타냅니다. 작은 공동체의 성찬상이야말로 "한 떡, 한 몸"이 가장 생생히 확인되는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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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22 — 이스라엘의 제사와 귀신의 상
본문: βλέπετε τὸν Ἰσραὴλ κατὰ σάρκα … οὐ δύνασθε τραπέζης κυρίου μετέχειν καὶ τραπέζης δαιμονίων 직역: 육신을 따른 이스라엘을 보라 … 주의 상과 귀신의 상에 함께 참여할 수 없다
원어·문법 핵심: τράπεζα δαιμονίων(21절)은 §1-A의 신 32:17 반향 표현으로, 20절 δαιμονίοις καὶ οὐ θεῷ와 함께 단락의 핵심입니다.
참고 자료
- Sin Pan Ho, "Moses and Christ in the Wilderness Narrative: Transformation of Religious Traditions in 1 Cor 10," *Religions* 14 (2023).
- H. W. Hollander, "The Idea of Fellowship in 1 Corinthians 10.14–22," *New Testament Studies* 55 (2009).
- Phillip Sigal, "Another Note to 1 Corinthians 10.16," *New Testament Studies* 30 (1983).
- Hector M. Patmore, "Les démons étaient-ils vraiment le problème à Corinthe?," *Novum Testamentum* (2023).
- W. Scott Cleveland, "Do Everything for the Glory of God," *Religions* 12 (2021).
- Livy, *The History of Rome* 43; Plutarch, *Lives* ("Marius") §12.
교회 역사에서 고린도전서 10장은 어떻게 해석·설교되어 왔나요?
이 본문이 교회 역사 속에서 어떻게 해석·설교되어 왔는지를 학술 자료를 바탕으로 소개합니다.
5.1 교부 해석 전통
오리게네스는 3세기 초, 구약 본문을 문자적 사실과 영적 의미로 겹쳐 읽는 해석 원리를 세운 인물입니다. 그는 만나와 반석에서 난 물을 단순한 광야의 식량이 아니라, 바울 자신이 이미 "신령한 음식"·"신령한 음료"라 부른 것에 근거해, 그리스도께서 옛 백성에게도 은밀히 양식이 되어 주셨다는 방식으로 풀어냅니다. 문자를 폐기하지 않으면서 그 안에서 그리스도를 찾아내는 이 독법은, 이후 라틴 서방 교부들의 유형론적 성경 읽기에 깊은 영향을 남겼습니다.[pat1]
아우구스티누스는 4-5세기 히포의 감독으로서, 구약의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 역사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가리키는 예표일 수 있다는 원칙을 분명히 세웠습니다. 그는 어떤 사건을 "비유적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는 사실이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음을 의심할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합니다 — 곧 광야 세대의 구름·바다·반석 사건은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역사이며, 동시에 그리스도와 교회를 가리키는 예표라는 것입니다. 이 원칙은 10장이 "본보기(τύποι)가 되었다"(6절)는 바울의 말을 지탱하는 해석학적 토대가 됩니다.[pat2]
요한 카시아누스는 5세기 초, 성경 한 본문 안에서 여러 층의 의미를 함께 읽어 내는 방법을 정리하면서, 다름 아닌 "그들이 같은 신령한 음식을 먹고 같은 신령한 음료를 마셨다 … 그 반석은 그리스도셨다"는 구절을 직접 예로 듭니다. 그는 이 구절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가리키는 비유적 의미(반석=그리스도)와, 날마다의 삶에서 무엇이 유익하고 선한지 분별하게 하는 실천적 의미(지식)를 동시에 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pat3]
해석의 흐름 — 초기 교회 전통의 형성
세 인물의 시대는 200년 가까이 떨어져 있지만, 읽는 방향은 한결같습니다. 광야의 반석을 "그저 있었던 옛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에게 말을 거는 그리스도의 이야기"로 읽는다는 것입니다. 오리게네스는 그 안에서 그리스도를 찾아냈고, 아우구스티누스는 그 역사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예표적 의미를 인정했으며, 카시아누스는 그 예표적 의미가 오늘의 실천적 분별로 이어져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이는 바울 자신의 논증과도 정확히 포개집니다 — 6절 "본보기가 되었다"는 옛 역사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오늘을 향한 경고로 삼는 것이고, 11절 "우리를 깨우치기 위하여"는 그 경고가 지금 여기의 실천으로 이어져야 함을 말합니다. 초기 교회는 광야 세대의 실패를 먼 남의 이야기로 흘려보내지 않고, 세례와 성찬을 이미 받은 자신들의 이야기로 정면으로 마주했습니다.
5.2 설교사·수용사
장 칼뱅은 16세기 종교개혁 시기, 25절 "무릇 시장에서 파는 것은 양심을 위하여 묻지 말고 먹으라"를 주석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바울은 여기서 미신을 걷어 내고, 신자들이 사소한 일에 얽매여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도록 마음을 자유롭게 한다"("Paul here removes superstition, and frees their minds, that they may not be anxiously distressed about trifles" — Calvin, Commentary on Corinthians Vol. 1). 칼뱅은 신자의 자유가 미신적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데 있음을 분명히 하면서도, 그 자유가 곧바로 이어지는 조건(28절, 알려 준 사람의 양심을 위한 자제)과 함께 읽혀야 함을 놓치지 않습니다.[rh1]
존 웨슬리는 18세기, 13절을 본문 삼아 "시험에 관하여"라는 설교를 전하며 이렇게 선포합니다.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시험 외에는 너희에게 임한 것이 없나니 … 하나님은 신실하사 … 피할 길도 내사 너희로 능히 감당하게 하시느니라"("There hath no temptation taken you but such as is common to man… God is faithful… will with the temptation also make a way to escape" — Wesley, Sermons on Several Occasions, Sermon 82). 웨슬리는 이 구절을 광야 세대의 실패 목록 바로 뒤에 놓인 위로의 선언으로 읽으며, 경고만으로 끝나지 않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강조합니다.[rh2]
찰스 스펄전은 19세기, 16절 "우리가 축복하는바 축복의 잔은 그리스도의 피에 참여함이 아니며 우리가 떼는 떡은 그리스도의 몸에 참여함이 아니냐"를 본문으로 성찬 설교를 전하며, 함께 떡을 떼는 행위 자체가 "그리스도와의 사귐"("communion of the blood of Christ"—Spurgeon, Fellowship With Christ)이라고 선포합니다. 스펄전은 이 사귐이 웅장한 예식이 아니라 소수의 성도가 함께 떡을 나누는 자리에서도 동일하게 참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rh3]
알렉산더 맥라렌은 19세기, 23절 이하를 "자유의 한계"라는 제목으로 다루며 "모든 것이 내게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은 아니요"라는 원리를 실제적 삶의 규칙으로 풀어냅니다. 그는 무엇이 법적으로 가한가를 묻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것이 이웃에게 덕을 세우는가를 묻는 데까지 나아가야 그리스도인의 자유가 완성된다고 가르칩니다.[rh4]
수용사 흐름
칼뱅에서 웨슬리, 스펄전, 맥라렌에 이르기까지 300년에 걸친 이 넷의 설교는 각각 다른 절을 붙들면서도 하나의 방향을 가리킵니다. 그리스도인의 자유는 미신적 두려움의 부재(칼뱅)에서 시작해, 실패조차 하나님의 신실하심 안에서 견딜 수 있다는 확신(웨슬리)으로 뿌리내리고, 함께 떡을 떼는 자리에서 그리스도와 이웃 모두와의 사귐으로 표현되며(스펄전), 마침내 나의 유익이 아니라 이웃의 유익을 구하는 실천(맥라렌)으로 완성됩니다. 이는 개척과 소형 교회처럼 작은 공동체일수록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진리입니다 — 성도의 수가 적어도, 함께 떡을 떼는 그 자리마다 참된 사귐과 자유가 이미 온전히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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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Origen of Alexandria, in *Ante-Nicene Fathers*, Vol. 4 (Tertullian, Part Fourth; Minucius Felix; Commodian; Origen), ed. Philip Schaff. PD.
- Augustine of Hippo, in *Nicene and Post-Nicene Fathers*, Series 1, Vol. 3 (On the Holy Trinity; Doctrinal Treatises; Moral Treatises), ed. Philip Schaff. PD.
- John Cassian, *Conferences*, in *Nicene and Post-Nicene Fathers*, Series 2, Vol. 11, ed. Philip Schaff. PD.
- John Calvin, *Commentary on the Epistles of Paul to the Corinthians*, Vol. 1, on 1 Cor. 10:25. PD.
- John Wesley, *Sermons on Several Occasions*, Sermon 82, "On Temptation." PD.
- Charles H. Spurgeon, "Fellowship With Christ," *Spurgeon's Sermons*, No. 2572, Vol. 44. PD.
- Alexander MacLaren, "The Limits of Liberty," in *Expositions of Holy Scripture: Romans and Corinthians*.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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